유통업계 ‘위기감’ 강조… 기존 전략 재검토 적극 주문‘초저가 전략’ 등 온라인 쇼핑 맞설 대응책 구체적 언급하기도내실 강화 및 글로벌 회사 도약 강조
  • ▲ 사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각사 제공
    ▲ 사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각사 제공
    "위기와 절박함, 혁신과 변화…."

    2019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유통업계 ‘빅3’ 수장들이 2일 내놓은 신년사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변화’였다. ‘게임 체인저’, ‘성장의 전환점’, ‘신규사업 발굴’ 등 3사 CEO들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단어는 조금씩 달라도 생존을 위한 변화해야 한다는 절실함은 같았다.

    유통업계의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옮겨가고 '스마트한 소비자'들이 날로 늘어가면서 더 이상 지금까지의 경영 방식에 안주해선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변화 추구의 강력한 동기가 되고 있다. 지속 성장을 위한 치열한 노력 속에서도 삶의 조화를 꾀할 수 있는 노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 유통업계 ‘위기감’ 강조… 기존 전략 재검토 적극 주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투자와 불확실성이 지속될 거로 예상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기존의 사업방식과 경영 습관, 일하는 태도 등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과의 공감 △사업구조의 혁신 △유연한 기업문화 조성 △공생 추구 등 4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공감(共感)과 공생(共生)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고 당부했다. 고객의 니즈, 나아가 시대가 추구하는 바를 빠르게 읽고 창조적인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기존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혁신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회사를 굳건히 지탱해 줄 핵심역량이 필요하다. 우리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0년을 그룹의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자, 성장을 위한 실질적 변화를 실천해 나가는 전환점으로 삼고, 성장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비전을 만들어 나가자”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어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수많은 도전을 통한 실패에 당당히 맞설 때, 비전은 현실이 되고 우리 그룹은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혁신적 사고와 실행을 바탕으로 한 성장전략 추진 △고객 가치에 초점을 둔 비즈니스 모델 변화 △공감과 협력의 조직문화 구축 등 3대 경영 방침도 제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불경기는 기회가 적어진다는 의미일 뿐, 기회가 아예 사라진다는 것이아니다”라며 준비된 기업은 불경기에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올해는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2020년은 고객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명쾌하게 들리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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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가 전략’ 등 온라인 쇼핑 맞설 디지털 전략 언급

    유통업체 CEO들의 신년사에서는 기존 유통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신세계그룹의 정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정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데스티네이션’으로 하나 하나가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영감을 주어야 하며, 이마트 역시 상시적 초저가, 독자 상품 개발, 그로서리 매장 경험 등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의 장보기 지킴이’라는 ‘MUST-HAVE’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롯데e커머스 사업본부’를 통해 유통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롯데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간 강조해 온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즈니스 혁신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회사를 굳건히 지탱해 줄 핵심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리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업분야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우리의 역량을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혁신하고 시장을 리드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 변화와 관련해 “각 사의 사업 특성에 맞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맞게 기존의 사업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며 “‘더 잘하는 것(Do better)’에 머물지 말고 ‘다르게 행동(Do different)’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사진 왼쪽부터 손경식 CJ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각사 제공
    ▲ ⓒ사진 왼쪽부터 손경식 CJ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각사 제공
    ◇ 내실 강화 및 글로벌 회사 도약 강조

    손경식 CJ 회장은 “장기 불황 가능성을 언급하며 2020년을 ‘혁신성장으로의 경영패러다임 전환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혁신 성장으로의 전환은 향후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며 "이 시기에 핵심 사업과 관련된 R&D 강화, 신기술 개발, 인재 확보를 통해 도전적인 초격차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자”고 밝혔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해 아시아를 뛰어 넘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전 Value chain의 글로벌 최고 경쟁력 확보, 정의롭고 역동적인 기업문화 구축을 2020년 중점 추진사항으로 제시했다.

    차 부회장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 육성을 위한 화장품 사업 경쟁력 강화, 차별화된 콘셉트의 생활용품 통합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음료 브랜드 시장 우위 강화 및 효율적인 공급체계 구축, 글로벌 진출과 미래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Digital Transformation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도 2020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해로 선포했다. 혁신의 한 축으로 이디야 드림물류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올해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경기도 이천시에 약 5000평 규모로 자동화 설비와 모바일 화물추적 시스템이 구비된 최첨단 물류센터를 건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