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공식석상 의견 개진"시장도 그룹 내부도 공감하는 방향"미래차 기술 확보 위해 4~5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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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다시 지배구조 개편 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親시장 親주주이다. 지난 2108년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치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참가 기자들과 만난 현대모비스 고영석 기획조정실장(상무)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은 시장이나 주주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시장 친화적인 개편을 재차 강조했다.

    현대차 그룹의 핵심 임원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고 실장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지배구조 개편이 그룹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지난 2018년 개편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3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 안을 마련하고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개편 안이 자동차 사업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해 본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등 국내 규제를 모두 해소하는 최적의 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이후 ISS, 글래스루이스 등 해외 의결 자문사들도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결국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이던 개편 안을 보완하고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도 주주들의 충분한 이해와 적극적인 지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고영석 실장은 "향후 지배구조를 개편하게 된다면 시장,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다"며 "이는 시장도 그룹 내부에서도 공감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전통적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도 했다.

    고 실장은 "캡티브(현대차그룹)와 논캡티브(해외 OEM) 모두 지배구조와 상관없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진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자동차산업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부품만 공급하는 전통적 역할에서 서비스 플랫폼 제공 등 새로운 사업모델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구현을 위해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UAM(Urban Air Mobility : 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Purpose Built Vehicle : 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제시했다.

    UAM은 PAV(Personal Air Vehicle : 개인용 비행체)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고영석 실장은 "굉장히 의미있는 비전이라 생각한다"며 "UAM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모비스 자체적으로는 사업 전략을 세우고 있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고 실장은 이어 "처음엔 배터리 시스템이지만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수 있다"며 "중량이나 부문, 항속거리면에서 (수소연료가) 유용하다. 그런 부문은 모비스가 가진 것과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우버와 7일(현지시각) 개막한 'CES 2020' 현대차 전시관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 우버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기업이 됐다.

    고영석 실장은 "우버와는 현대차 차원에서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을 해나갈 팀 운영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구상 단계는 아니고, 사업 초기 단계라 보면 된다.  다만 모비스가 어떤 식으로 연계해 사업을 해나갈지, 그런 부분에서는 아직 구상 단계다"고 설명했다.

    미래차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계획도 빼놓지 않았다.

    고 실장은 "지난해 초 기준 모비스가 보유한 순현금이 7조4000억원이었는다"며 "해마다 AS 부문에서 유입되는 현금 등을 더하면 12조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중 미래차 R&D에 4조원 이상, 위기 대응에 3조5000억원, 자기주식 매입 등 주주환원에 1조원, 스타트업에 1500억원 이상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