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33년만에 첫 취소글로벌 전자업계 신제품 발표 연기 잇따라지역별 출시 '실리' 택한 LG, '온라인 언팩' 샤오미 등 흥행 여부 관심 집중
  •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로 자리매김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코로나19로 전격 취소를 결정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 공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에 MWC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가지려 했던 곳들이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자체 행사일정을 골몰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따로 언팩 행사를 성공리에 마친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고민을 덜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기로 했던 'MWC 2020'이 전격 취소되면서 이 곳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가지려고 했던 기업들이 대책 마련으로 분주하다.

    우선 가장 먼저 MWC 불참을 선언했던 LG전자가 현지에서 발표를 예정했던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 'G9'과 'V60'를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MWC에서 신제품 스마트폰 공개를 이어오던 역사가 있던 탓에 이번 불참 결정과 맞물려 스마트폰 출시 지역별로 신제품 공개와 출시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국내에 'V60'을 출시하지 않고 해외 출시 전용으로 전략을 세운 만큼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인 북미, 즉 미국에서 신제품이 처음으로 선보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3월로 추정된다. 마케팅 효과가 가장 큰 글로벌 행사가 불발되면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신제품 공개행사는 크지 않은 규모로 실리를 추구하는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샤오미도 MWC에서 신제품 '미(Mi) 10'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행사가 무산되며 신제품 공개 일정도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MWC가 열리기 하루 전인 오는 23일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 예정이었던 샤오미는 최근 이 같은 상황을 공식적으로 알리면서도 추후 공개 일자와 방식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샤오미의 경우 온라인 상에서 신제품 미10 시리즈를 앞서 공개해 시장의 주목을 이끄는데는 성공했다. 실제 제품 공개에 앞서 온라인 상에 신제품을 공개하는 케이스는 없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샤오미가 택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중국 시장에서 제품을 먼저 출시해 저렴한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으로 품절 행렬을 이었다. 이번에 MWC에서 신제품을 공개하며 글로벌 출시에 나서려고 했던 부분에서만 일정이 변경된 셈이다.

    반면 MWC와 별개로 미국에서 별도의 언팩 행사를 갖는 삼성전자만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20 시리즈'와 새로운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을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는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도 많은 인파가 모여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이어진 신제품 판매에서도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막강한 카메라 성능을 앞세운 갤럭시S20 시리즈는 물론이고 처음으로 내놓은 클램쉘(조개껍데기)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도 삼성의 자체적인 언팩 행사에 이은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제품 출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업계도 출발이 늦어져 본격적인 판매 경쟁은 2분기 이후 시작될 전망이다. 마케팅 방식에 있어서도 직접 대면형 판촉 보다는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방식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판매 최전선에 있는 이동통신사들도 과거와 같은 대대적인 출시 마케팅 행사를 지양하는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