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업계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 요구딜라이브와 갈등 격화... 13개 프로그램 송출 중단 통보"무리한 인상안, 시청자 피해로 돌아갈 것"
  • CJ ENM이 케이블 방송 업계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채널을 중단하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최근 LG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 딜라이브, CMB, 현대HCN 등 케이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에게 프로그램 사용료를 지난해보다 20%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CJ ENM은 케이블 업계를 비롯해 IPTV(30%), 위성방송(25%),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15%) 등에도 인상률을 각각 제시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인상안 소식에 케이블 업계는 초상집 분위기에 휩싸였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10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케이블 업계는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서비스(OTT)와 인터넷TV(IPTV)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된지 오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IPTV 점유율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IPTV 가입자 수는 지난 2017년 하반기 SO 가입자 수를 앞선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반면, SO 가입자 수는 계속 감소해 IPTV와의 격차가 365만명으로 벌어졌다.

    특히 케이블 업계 중 딜라이브와 CJ ENM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CJ오쇼핑은 2019년 7월 딜라이브측에 홈쇼핑 송출수수료 20% 인하를 요청했으며, 2019년 8월부터 현재까지 송출수수료 20%를 딜라이브와 합의 없이 차감해 지급하기 시작했다. 

    딜라이브는 2019년 10월 법원에 CJ오쇼핑이 차감을 통한 미지급분에 대해 지급명령을 신청했으나, CJ오쇼핑은 지급명령에 불복했다. 딜라이브는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미지급한 송출수수료 액수는 27억원에 이른다고 토로했다.

    양사의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CJ오쇼핑과 같은 회사인 CJ ENM은 올해 3월 딜라이브에 공급하고 있는 자사 채널에 대한 프로그램사용료의 20%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 이에 딜라이브는 올해 5월 받아야할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지급해야할 프로그램 사용료를 상계해 지급했다. 

    하지만 CJ ENM은 공문을 통해 7월 17일부로 자사의 채널 13개(CH.DIA, M-Net, OCN, OCN Movies, OCN Thrills, OGN, O tvN, tvN, X tvN, 온스타일, 올리브, 중화TV, 투니버스)를 한꺼번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와 함께 CJ파워캐스트에서 7월 17일 중으로 CJ ENM 계열 13개 채널 디지털 수신기를 회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CJ ENM의 20%의 인상안이 적절한 대가 산정이 아닌 과도한 액수라는 입장이다. 케이블방송 가입자의 감소에 따른 매출이 줄어들고 있으며 반면, PP들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료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채널송출 중단'이라는 카드로 케이블 사업자들을 목줄을 죄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한 갑질에 애꿎은 시청자들만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CJ ENM의 인상안 요구는 한정된 프로그램수신료 지급 규모지만 함께 공생해야 할 중소 PP의 몫까지 독차지하겠다는 이기적 발상"이라며 "채널송출 중단에 따른 시청자 피해를 볼모로 하는 벼랑끝 전술은 미디어 관련업계가 절대 취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