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회사채 발행에 1조4000억 몰려코로나發 비수기 불구 탄탄한 영업익 눈길카메라 4년 연속 성장세... 투자 마무리 재무부담 완화도
  • ▲ LG이노텍 마곡R&D캠퍼스. ⓒLG이노텍
    ▲ LG이노텍 마곡R&D캠퍼스. ⓒLG이노텍
    LG이노텍이 코로나19발(發) 불황에도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하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이노텍이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1조4300억원이 몰렸다. 올 들어 수요예측을 한 'AA-' 신용등급 기준으로 최대 금액이다.

    700억원을 모집하는 3년물에 8200억원, 300억원을 모집하는 5년물에 4600억원, 같은 300억원을 모집하는 10년물에 1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LG이노텍은 회사채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자 발행금액을 기존 13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린다고 정정 공시했다.

    LG이노텍은 이번 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달 22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상장신청 예정일은 21일이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26일이다.

    LG이노텍의 회사채 흥행 배경으로는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매출 3조5507억원, 영업이익 18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358% 급증했다.

    전사 실적의 6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광학솔루션 부문이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정체 속에서도 애플이라는 버팀목 아래 꾸준한 성장을 보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스마트폰 산업이 최근 3년간 역성장을 거듭했음에도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은 2016년 2조8504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4조6784억원 ▲2018년 5조969억원 ▲2019년 5조4257억원 등 매년 성장 중이다. 올 상반기에도 2조263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조4961억원 대비 51.3%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스마트폰을 포함한 산업 대부분이 휘청거렸지만, LG이노텍은 애플의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2'가 선전하면서 비수기 속에서도 질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애플의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2' 출시일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LG이노텍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북미 고객사의 출시 일정에 따른 실적 변동성은 조삼모사에 불과하다"며 "5G 스마트폰 펜트업 수요 및 다양한 경쟁사 진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장악력은 견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메라사업을 발판으로 성장한 LG이노텍은 투자부담도 완화되면서 재무안정성도 개선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6년 이후 마곡 R&D단지, 베트남 공장 신설, 애플 수요 대응을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뤄지면서 2018년 말까지 재무부담이 크게 확대됐었다. 2016년 말 1조1000억원이었던 총차입금이 2년새 2조1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이 기간 차입금의존도 또한 25.0%에서 36.9%로 늘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면서 지난해 이후 설비투자(CAPEX) 규모가 감소하면서 올 들어 차입금 규모도 1조원대로 떨어졌다.

    최원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LG이노텍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영향에도 비교적 견조한 북미 고객사 스마트폰 판매실적과 신규 중저가 모델의 카메라모듈 공급에 힘입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여부에 따라 전방시장의 수요 위축과 주력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 지연 등이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카메라모듈 위주 스펙 경쟁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외형 성장세와 양호한 수익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투자부담은 2017~2018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산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기술경쟁력, 주요 거래처의 우수한 시장지위에 따른 양호한 현금창출력이 유지될 경우 재무안정성의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