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부터 사흘간 온라인 개최...참가업체 대폭 축소삼성 빠지고 LG-현대차 참가...中 주요업체 참여는 그대로팬데믹에도 놓칠수없는 유럽시장...실제같은 가상 전시공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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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소희기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신종바이러스 전염증(코로나19)으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가전 박람회 'IFA 2020'가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린다. 예년 대비 일정과 참가업체 수도 대폭 줄었지만 유럽 가전시장 공략을 늦출 수 없는 국내업체들의 선전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20'가 독일 베를린에서 현지시간 3일 문을 연다. 당초 엿새 간의 일정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던 IFA 2020은 올해 일정을 대폭 축소해 오는 5일까지 사흘 간 열린다.

    이번 IFA 2020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발생한 이후 열리는 첫 글로벌 전시회다.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에 열려 간신히 행사를 마무리했고 이후 2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모바일 전시회 'MWC 2020'은 결국 취소된 바 있다.

    IFA 2020이 강행되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온라인' 전시와 컨퍼런스 형식을 중심으로 하는 방식이 결정되며 최종적으로 행사를 강행할 수 있었다.

    다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 규모도 대폭 줄어 예년만큼의 흥행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독일 베를린 IFA 현장에는 매년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모이고 참가기업들도 2000곳에 달했지만 올해는 기업 참가자 일부와 기자들만 하루 1000명 가량 현장에 참여할 수 있게 제한을 뒀다.

    팬데믹의 한 가운데 처음 열린 전시회이다보니 올해 IFA 주제에도 코로나가 빠지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의 '스마트홈'을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 글로벌 가전, IT기업들의 사업 전략과 신제품 트렌드를 풀어놓는다.

    국내기업 중에는 매년 IFA의 주인공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행사를 개최하며 IFA 2020 불참을 선언했다. 삼성과 함께 IFA를 주름잡는 LG전자는 이번에도 참석하며 온라인 전시회의 모범답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도 IFA 기조연설을 맡으며 분위기를 주도해갈 것으로 보인다. 행사 첫날인 이날 '집으로부터 좋은 삶이 시작된다(Life's Good from Home)'라는 주제로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가 연설에 나선다.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 국내시간으론 오후 11시에 개최된다.

    이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3D 가상 전시장을 열어 현장 전시장을 대신했다. LG전자의 최신 가전으로 꾸린 한 가정집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따로 신제품 공개 행사는 열지 않지만 이 가상 전시관에 일체형 세탁건조기 'LG트롬 워시타워'와 LG 올레드 갤러리TV 등을 전시해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처음으로 IFA에 참가한다. 첫 행사가 온라인으로 열리는만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전략을 발표하는 미디어 행사를 시작으로 전기차, 수소차 등의 모빌리티 기술 등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 등의 혁신 제품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IFA의 부대행사인 'IFA넥스트'에도 참여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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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삼성과 같은 대표적인 한국기업들이 IFA에 참여하지 않는 반면 최근 IFA 분위기를 주도했던 중국기업들의 참여는 올해도 활발할 전망이다. 화웨이와 TCL, 하이얼, 아너, 리얼미 등 그동안 IFA에서 신제품 론칭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 대부분이 그대로 참여한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화웨이는 유럽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기업답게 인공지능(AI)반도체를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과 스마트홈 시스템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끊김 없는 인공지능 생활(Seamless AI Life)'라는 주제로 온라인에서 미디어 행사도 여는 동시에 IFA넥스트 행사에도 참여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나 업계 전문가들과의 관계 형성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등 가전과 IT사업 전반이 어려워진 상황에도 북미와 함께 큰 시장인 유럽을 놓치지 않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온라인 개최를 결정한 IFA 2020에 주요 기업들이 참여를 결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유럽시장의 중요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번 IFA 2020을 계기로 첫 '온택트' 전시회라는 시험 무대에 오른 기업들도 상당수다. 향후 더 길어질 수 있는 팬데믹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가전과 IT업계 전반에 온택트 방식을 활용한 홍보와 마케팅 전략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