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우려로 대면서비스 기피 경향 이어져고용·소득 개선 지연…취약층 충격 집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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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의 한 축인 민간소비가 2분기 들어 부진이 다소 완화됐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대면서비스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고용 및 소득여건의 개선이 지연되고 소비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행은 5~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대상으로 작성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민간소비의 회복 양상은 자동차, 컴퓨터 등 재화소비와 서비스소비 간 상이했다. 재화소비는 정부지원책 영향으로 2분기 큰 폭 반등했고, 서비스소비도 다소 회복했으나 재화소비보다 속도가 완만했다.

    민간소비의 최대 걸림돌은 코로나19 확산 여부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 지속, 고용 및 소득 여건 개선 지연, 대체소비 확대 관련 불확실성 등이 향후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은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대면서비스 기피 경향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되더라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 보건상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대면활동 위축이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대면활동 위축은 향후 고용 및 소득여건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대면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 교육, 예술·스포츠 등은 여타 산업보다 취업 유발효과가 높아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향후 대면접촉 최소화,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자동화·무인화가 가속화되면 기존 일자리가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

    고용 및 소득 충격도 임금수준이 낮은 서비스업 및 임시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경제 전체의 소비 부진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2분기 가계소득은 이전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증가했으나 근로 및 사업소득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상당폭 감소했다. 

    한은은 대면서비스 및 해외여행 관련 지출 감소가 재화소비와 서비스소비로 대체되는 정도도 향후 민간소비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면 접촉도가 높은 서비스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 게임 등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온라인 구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이 전체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관측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제약요인들이 상당히 잠재해 있어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소득 및 소비 지원정책과 소비 위축에 따른 저축 증가 등은 향후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