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 비대면에서 비롯된 쓰레기 급증일부 유통, 배달업계에서 친환경 포장 도입하지만 역부족친환경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기업 더 전향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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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쓰레기 대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크게 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유통업계는 친환경 제품을 도입하는 등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고 있지만, 급증하는 생활 폐기물 배출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쓰레기 대란'의 현주소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쓰레기의 습격’

    인천지역 재활용 쓰레기 수거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를 이렇게 기억했다. 재활용 쓰레기의 총량이 크게 늘면서 수거 시간이 늘어나고 업무 강도도 높아졌다는 말이다.  

    실제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수많은 변화 중에서 쓰레기의 증가는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 되고 있다. 비대면 배달, 배송이 대폭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쓰레기의 처치는 온전히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다. 

    15일 외식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e커머스 및 배달음식의 거래액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주요 감염원으로 떠오르면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는 ‘언택트(Untact)’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지난 7월 기준 배달음식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66.3% 늘어난 1조3780억원으로 집계됐고 온라인 쇼핑 규모는 12조962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 증가했다. 

    하지만 이 성장은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다. 배달,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택배의 배송, 음식의 배달은 필연적으로 다량의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4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족발을 배달시키고는 놀랐다. 

    B씨는 “족발 하나를 시켰는데 플라스틱 용기만 9개가 나왔다”며 “소스에 야채, 반찬류, 국수 등이 모두 다른 용기에 담겨지면서 쓰레기만 한 보따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족발집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깔끔하게 나눠 담지 않으면 고객에게 항의가 온다는 하소연이다.  

    배달 수요 폭등으로 배달 단가가 치솟으면서 중국집 일부는 일회용 그릇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빈그릇을 회수하기 위해 다시 한번 배달기사가 방문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일회용 그릇 역시 온전히 쓰레기가 된다. 

    택배도 쓰레기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특히 신선식품 등을 배달하는 새벽배송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매일 아침 배송되는 일회용 용기, 보냉팩, 스티로폼 박스는 쓰레기를 늘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물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도 적지 않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노력을 본격화 하는 중이다. 보냉팩에 보냉제 대신 물을 사용하거나 보냉팩을 회수해 재사용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자연분해되는 포장방식이나 제품 포장하는 에어캡 대신 친환경 재생지를 도입했다. 

    배달업체 일부도 일회용품을 소비자가 선택하게 하는 등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증가하는 쓰레기의 확산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친환경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은 영세업체로 갈수록 커진다. 

    이 때문에 친환경 기업에 대한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의식 변화가 더욱 빨라져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더 저렴하지 않더라도 보다 친환경적인 소비에 더 구매의욕을 느끼게 되면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일회용품을 이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다회용기 사용을 늘리거나 친환경 인프라에 대한 인식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포장재 회수시스템이나 플라스틱·비닐 사용을 줄이는데 앞장 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도 피치 못해 일회용품을 이용하게 됐다면 깨끗하게 씻어서 잘 분리해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