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불러온 '필환경' 시대유통업계, 친환경 포장재로 대체“생태계 위해 사용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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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쓰레기 대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크게 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유통업계는 친환경 제품을 도입하는 등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고 있지만, 급증하는 생활 폐기물 배출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쓰레기 대란'의 현주소를 살펴봤다.<편집자 주>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집콕’이 늘어나면서 가정에서 발생하는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증가했다. 상품을 배송 받을 때마다 스티로폼과 비닐 등 수많은 일회용품 쓰레기가 배출되면서 골칫거리다.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책임의식이 고조되면서, 유통업계도 여기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추석 선물세트를 친환경포장과 재사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새벽배송 업체들 역시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가방이나 종이상자를 도입하는 등 '필환경 정책' 마련에 분주하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올 페이퍼’를 내세우거나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백을 선물세트에 적용하는 등 친환경 행보를 이어갔다.현대백화점은 13일 추석 선물세트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바꾼 ‘올 페이퍼 패키지’ 과일 선물 세트를 총 80여개 품목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내년까지 모든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신세계백화점은 홍삼 세트 등 선물세트에 종이 포장재를 사용했다. 또 재사용 가능한 보냉 가방을 도입하고 아이스팩은 종이 포장에 물을 채워 만들었다.롯데마트 역시 친환경포장과 재사용이 가능한 방식으로 포장한 선물세트를 운영한다. 과일 선물세트는 100% 종이 재질만 사용했으며, 과일이 흔들리지 않게 고정시킬 수 있는 종이 소재의 ‘난좌’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정육 선물세트는 보냉백을 적용해 장바구니나 쿨링백으로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과일 선물세트에 들어가는 완충 패드와 고정재를 종이 소재로 바꾸면 절감할 수 있는 플라스틱량만 연 3.9톤에 이른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9.1톤을 줄여 30년산 소나무 1400여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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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배송 업체들 역시 친환경 배송에 힘을 보태고 있다.마켓컬리는 지난해 1월 재생지 냉장박스를 도입했다. 박스 내부에 발수코팅을 적용해 비닐을 사용하지 않아 별도의 분리 없이도 종이로 배출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스티로폼 박스와 비닐 파우치, 박스 테이프, 비닐 완충 포장재 등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바꾸는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했다.이를 통해 지난 9월 올페이퍼 챌린지 선언 후 올해 상반기까지 스티로폼 박스 2541t과 비닐봉지 1378만장, 젤 아이스책 8396통, 비닐 페이스 47만개의 사용량을 줄였다.SSG닷컴 새벽배송 고객은 재주문 시 알비백을 문 밖에 놓아두면 다음 날 새벽 배송기사가 이 가방에 신선식품을 넣어준다. 현재 10명 중 9명의 고객이 다음 주문 때 기존에 받은 가방을 문 앞에 내놓고 있다.SSG닷컴은 새벽배송을 통해 배송이 완료된 270만건의 주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6월 27일부터 올해 6월 23일까지 스티로폼 박스와 종이 포장재, 아이스팩 등 일회용품 약 1080만개를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무게로 바꾸면 7290톤, 일렬로 놓으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세 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인 2565km에 달한다.헬로네이처는 재사용 가능 포장재 ‘더그린박스’를 활용한 배송 서비스 ‘더그린배송’을 지난해 7월부터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전면 확대했다.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 ‘투홈’은 포장재 사용을 줄인 ‘투홈 박스’ 서비스를 개시한다. 서비스의 핵심은 ‘원박스(One box) 포장’이다. 원박스 포장은 상온·냉장·냉동 상품 모두를 재생 종이 박스 하나에 포장하는 것이 원칙이다.쿠팡도 최근 환경을 위해 포장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도 새롭게 도입했다. 재활용되는 보냉백인 ‘로켓프레시 에코’ 사용을 시작했고, 일반상품도 85%의 상품을 골판지 상자 없이 배송하면서 폐기물을 줄이고 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과거 값을 소비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오히려 해당 상품과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를 고려하는 소비자들도 상당히 증가했다”라며 “환경보호는 물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업계의 친환경 정책 행보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