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온라인 쇼핑 사상 최대야외 활동 자제… 10명 中 8명 온라인 쇼핑집집마다 박스 쌓여…과도한 포장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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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쓰레기 대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문화가 정착하면서 배달이나 포장 주문 수요가 크게 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 유통업계는 친환경 제품을 도입하는 등 쓰레기 줄이기에 힘쓰고 있지만, 급증하는 생활 폐기물 배출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눈앞으로 다가온 '쓰레기 대란'의 현주소를 살펴봤다.<편집자 주>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 이용건수가 늘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택배 배송 시 나오는 냉동, 냉장 식품 보관을 위한 아이스팩이나 충전재, 포장재 등이 대표적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활폐기물의 일평균 발생량은 534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종이류는 687톤에서 889톤으로 2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플라스틱과 비닐도 각각 전년 상반기 대비 15.5%, 11.1% 증가했다.
이 수치는 지자체별 공공 폐기물 선별장의 기록을 합친 것으로 차후 민간 선별장에서 처리한 폐기물량을 합치면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수도권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올해 상반기보다 많은 양의 폐기물이 발생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언택트(비대면)로 급속히 옮아가면서 온라인 쇼핑의 성장에 있다. 통계청 2020년 7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7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962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8%(1조7653억원)증가했다. 이는 온라인쇼핑 통계 집계 이후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상품 부문별로는 전년 동월 대비 음식서비스(66.3%)와 농축수산물(72.8%), 음·식료품(46.7%) 등이 크게 증가했다. 배달음식과 간편조리식, 쌀·과일 등 신선식품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조783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2% 증가했다.
모바일 홈쇼핑 포털앱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가 홈쇼핑모아 이용자 456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장보기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이후 주로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8.8%가 코로나19 이후 주로 온라인으로 장을 본다고 답했고, 나머지 21.2%는 오프라인으로 장을 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택배 물량이 급증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10% 수준에 머물렀던 택배물동량 성장률은 올해 상반기에 20%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주부 김 씨는 "코로나19로 바깥 출입을 자제하면서 휴지, 라면 등 생필품은 물론 신선식품을 모두 온라인으로 주문한다"면서 "상자 한 개에 상품이 하나씩 들어 있다보니 택배 포장재인 종이, 비닐, 스티로폼 등이 부쩍 늘어 버리는 것도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선식품 경우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낱개 포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포장을 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는 식재료들도 각각 포장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과도한 포장으로 인해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선 온라인 쇼핑으로 늘어나면서 각 업체들은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상자로 바꾸는 등 친환경 포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산부터 소비 단계까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쓰레기 배출량이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배송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포장이나 재활용이 용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환경부는 최근 우체국택배·CJ대한통운 등 5개 물류회사와 13개 온라인 유통회사, 한국통합물류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과 운송포장재 올바른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참여업체들은 주문을 받을 때와 택배를 발송할 때 각각 소비자에게 알리던 기존 알림문자에 종이상자 분리배출 방법 안내를 추가하는 등 올바른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 택배 종이상자를 올바르게 분리 배출하려면 택배전표나 테이프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접어서 배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