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모듈 사업 처분 결정, 매각작업 진행작년 PLP·HDI 등 적자사업 정리 통한 경영효율성 제고'5G', '전장 MLCC' 등 중장기 핵심사업 주력키로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올해도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체질개선에 나선다. 수익성이 적은 와이파이 모듈 사업을 매각하고 5G와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등 중장기 먹거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와이파이 모듈 사업 부문을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수원 사업장에 있는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문과 태국 자회사 삼성일렉트로메카닉스 산하 와이파이 모듈 사업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금액은 1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며 매각주관사는 KB증권이다.

    삼성전기의 이번 매각은 5G 통신사업과 MLCC 사업 등 하이엔드 기술 부문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전 세계 와이파이 모듈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은 2위 사업자이지만, 와이파이 시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술 격차보다 가격 중심의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의 모듈솔루션 사업부의 경우 올 상반기 1조588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와이파이 모듈이 속한 통신모듈 비중은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와이파이 모듈만 놓고 보면 한 자릿수 매출 비중에 불과한 셈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며 체질개선이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전기는 패널레벨패키지(PLP) 사업을 넘긴 데 이어 같은해 말 스마트폰메인기판(HDI) 사업도 철수를 결정했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이지만, 시장이 성숙하면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와이파이 모듈 매각 결정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5G와 전장용 MLCC 등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5G 스마트폰 및 기지국용 MLCC 및 5G 관련 패키지기판을 양산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또 5G 안테나용 모듈도 양산 준비 중으로, 전 사업부에 걸쳐 5G향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5G mmWave 안테나용 기판은 층수가 평균 14~16층으로, 4G용 기판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삼성전기를 포함한 기술력을 갖춘 소수의 업체로 수요가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기는 5G 기판의 고다층화에 따른 캐파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해 왔다.

    앞서 삼성전기는 2018년 전장사업 확대를 위해 5733억원을 투자, 중국 천진에 MLCC 생산공장을 신축한다고 밝혔다. 다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중국 시장 내 전장용 MLCC 사업의 성장성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다.

    부산에도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면서 전장용 MLCC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점유율 한 자릿수에 불과한 전장용 MLCC를 강화해 무라타와의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텐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오는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비(非) IT용 MLCC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오는 2024년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의 침투가 예상보다 빠른 데다 완성차 업황도 최악이 확인되면서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내년에는 전방 수요의 회복은 물론 천진 공장의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은 최소 1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