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30분경 유가족 참석 영결식 50여분간 진행故 이건희 회장 및 유가족 운구행렬 장례식장 빠져나와화성-기흥 사업장 들러 작별 인사 받고 수원 선영 영면
  • ▲ 28일 오전 8시 50분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유족들을 태운 차량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오고 있는 모습.ⓒ뉴데일리DB
    ▲ 28일 오전 8시 50분께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유족들을 태운 차량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오고 있는 모습.ⓒ뉴데일리DB
    한국 경제 거목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과 발인이 28일 오전 엄수됐다.

    이 회장의 영결식은 가족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채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앞에는 이건희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담기 위해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7시 30분경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미리 영결식이 열리는 암병원 강당으로 향했다.

    영결식에는 고인의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고인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임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이수빈 삼성 상근고문(전 삼성생명 회장)의 약력보고와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 회장의 추억, 추모영상 상영, 참석자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여 반도체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하다. '영면에 드셨다'는 부분에서는 목이 메인듯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김필규 회장은 위대한 기업가로 성장하기 이전,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그리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회고했다.

    김 회장은 이 회장이 도쿄 유학시절 지냈던 2층 방이 전축, 라디오, TV로 가득하고 이 회장이 이를 모두 분해해 재조립하고 있던 모습을 본 이 부회장의 고교 은사 한우택 선생님의 경험담도 소개했다.

    김 회장은 "'승어부'라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능가한다는  말로, 이것이야말로 효도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며 "나는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지만 이건희 회장보다 '승어부'한 인물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부친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건희 회장이 부친을 능가하는 업적을 이루었듯이 이건희 회장의 어깨 너머로 배운 이재용 부회장은 새로운 역사를 쓰며 삼성을 더욱 탄탄하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이 회장의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 ▲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뉴데일리DB
    ▲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과 관계자들이 고인의 영정을 모시고 있다.ⓒ뉴데일리DB
    약 50여분 동안 진행된 영결식이 끝나고 오전 8시 22분경 유족들은 슬픔을 억누른채 입구로 나와 차량을 타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삼성서울병원 암센터 건물 지하를 통해 영결식이 열리는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전 8시 50분쯤 이 회장의 운구차량이 장례식장을 빠져 나왔다. 이어 유족들과 친지 등을 태운 차량이 뒤를 이었다.

    장례식장을 나온 운구행렬은 장지로 향하기 전 이 회장이 평생을 일군 주요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운구차는 이건희 회장이 거주하던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이태원동 승지원 등을 거쳐 화성 및 기흥 반도체 사업장을 들러 임직원들의 작별 인사를 받을 예정이다.

    화성·기흥 사업장은 이건희 회장이 1984년 기흥 삼성반도체통신 VLSI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애착이 깊은 곳이다. 이후 장지는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78세 나이로 장기 투병 끝에 별세했다. 1942년생인 고인은 지난 2014년 5월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6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아들인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삼성그룹 경영 승계 이후 2014년 입원 전까지 약 27년 동안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이 회장은 삼성 경영 이후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 등 신사업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지난 25일부터 4일간 열렸다. 유족들은 가족장으로 진행하는 만큼 조문 등을 사양했지만 정재계 인사들의 애도 행렬도 장례 기간 동안 이어졌다. 

    국내 '4대 그룹'인 LG·현대차·SK그룹의 총수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우리나라 첨단사업을 크게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이라며 "재계 어르신들이 오래계셔서 많은 가르침 주시면 좋은데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따뜻하게 잘 해주셨다"며 "우리나라 경제 모든 분야에서 1등 정신을 아주 강하게 심어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지난 26일 삼성그룹 전·현직 사장단들의 조문을 시작으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자균 LG일렉트릭 회장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