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 쏟아낸 후 다음해 과열 조정철강 -8.1%·車 -6.9%, 위축세 가장 커"새 정부와 원만한 통상협상 필수"
  • ▲ 주요 산업별 1988~2018년 대미 수출액 성장률 평균 현황. ⓒ전경련
    ▲ 주요 산업별 1988~2018년 대미 수출액 성장률 평균 현황. ⓒ전경련
    미국 대선이 치러진 다음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가 치러지는 해에는 현직 대통령 재선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펴는 반면 다음해에는 과열된 경기를 조정하기 위해 수입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산업통계분석시스템을 통해 지난 30년간(1988~2018년)의 대미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대선 이듬해의 대미 수출은 평균 4.2% 줄었다.

    그렇지 않은 해의 수출 성장률 평균은 8.2% 증가였다.

    1988년 이후 미국에서는 총 8차례의 대선이 치러졌다. 이 중 1996년과 2016년 두차례를 제외하고 여섯 차례는 대선 다음해에 GDP 성장률이 감소했다.

    특히 2009년에는 금융위기가 같이 겹쳐 대미 수출액이 18.7%나 감소했다.

    수출 성장률 변화 폭이 가장 큰 산업은 철강이다. 미국 대선 다음해에 평균 -8.1%였다. 반면 다른 해에는 20.7% 성장률을 보여 편차가 28.8%포인트에 달했다.

    철강은 경기에 민감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분야다. 반덤핑과 상계관세, 세이프가드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할 당시에도 국내 철강제품에 추가 관세가 부여될 수 있다는 우려에 업계가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미 대선 다음해에 평균 -6.9% 역성장률을 보였다. 대선이 없는 다른 해는 13.8% 증가했다. 반도체는 -0.7%와 11.5%로 12.2%포인트의 격차가 났다.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최근 5차례 대선 중 4차례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미국 대선 이후에는 신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대미수출에 일부 기회요인도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지속과 미중 무역갈등의 불확실성,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새 정부와의 원만한 통상협상과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수출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라며 “우리 정부가 나서 미국의 직접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