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 3000억 규모 자사주 매입...11년만에 최대 규모 과거 '통신사' 탈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조직 리스트럭처링 단행...계열사 M&A, 상장으로 경쟁력 확보
  • ▲ 구현모 KT 대표 ⓒKT
    ▲ 구현모 KT 대표 ⓒKT
    구현모 KT 대표가 11년만에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주가부양에 적극 나선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존 통신역량도 B2B 시장으로 확대한다.

    구 대표가 올 초 취임 당시부터 강조한 책임경영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탈(脫)통신' 로드맵이 본궤도에 오른 것. 저평가된 KT 주식을 끌어올려 회사 가치를 높이고, ICT 플랫폼 기업으로 우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과 B2B ICT 시장 1등 기업 실현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KT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도약과 B2B ICT 시장 1등 기업 실현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KT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1조 2239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분기 인건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으나, 5G 가입자 확대와 B2B 플랫폼 사업자 전환을 통한 성장이 반영된 기대감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 전망에도 KT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 주가는 9월 말부터 2만 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연초 2만 6700원에 비해 약 17%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1만 7250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은 이후 2만원 초반대에서 정체 중이다. 

    구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 역시 주가 부양이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부터 주가 회복을 강조해왔다.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기업 가치 증대'를 임기 중 주요 과제로 언급했고 이후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나타냈다.

    구 대표는 지난 9월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주가에 기업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점이 제일 큰 고민"이라며 "자회사 분사 상장을 통한 가치 재평가를 준비 중이며 올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KT가 이번에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한 것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다. 지난 6일 KT는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3000억 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 2009년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 대규모 자사주 매입은 11년만의 첫 케이스다.

    앞서 구 대표는 취임 후 3월 20일부터 24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약 9930만 원 규모의 KT 주식 5234주를 매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강국현 KT스카이라이프 부사장, 윤경근 재무실장 등을 비롯한 100명이 넘는 임직원들도 장내 매수 방식으로 2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KT 주가는 10일 기준 2만 3000원 수준으로 올랐다. KT 내부적으로도 구 대표의 책임경영에 고무적인 반응이다. KT 관계자는 "(구 대표가) 회사 성장에 대한 책임감을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직원들의 동기부여는 물론, 사기진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3월 30일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T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 3월 30일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3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KT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육성도 주가 부양을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구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 분야 매출을 전체의 절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의 3분기 비통신 매출은 1조 910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2.3%를 차지한다. 이는 2011년 28% 수준 대비 14% 넘게 오른 수치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전환(DX), 클라우드, 솔루션 부문 등 B2B의 지속적인 투자로 매출처가 다변화되면서 비통신 부문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KT 지난달 28일 경영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업부문의 새로운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 B2B DX시장 발굴과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B2B 시장으로 DX 역량을 확장해 미래성장의 기반을 닦고 혁신을 선도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첫 단추로 구 대표는 KT 그룹 전체의 새판짜기에 나섰다. 계열사들간 리스트럭처링, 이합집산을 통해 독자 생존력을 높이겠다는 것.

    대표적으로 현대HCN 인수를 통해 미디어 시장의 선두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딜라이브 예비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와 KT엠모바일을 양대 축으로 알뜰폰 사업 확장에도 시동을 건 상태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에 대한 기업공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승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KT는 지난 5월 배당정책 발표에 이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해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3년 만에 영업이익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KT의 주가는 역사적 저평가 수준으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