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여성복 브랜드 운영 사업부 매각코로나19 선제적 조치… 스파오·뉴발란스 키운다매출 하락세… 캐시카우 부재 우려 목소리도
  • ▲ 이랜드CIⓒ이랜드
    ▲ 이랜드CIⓒ이랜드
    이랜드그룹이 알짜 브랜드를 잇따라 매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비롯해 급변하는 환경에 선제적 조치라고 하지만 잇따른 매각에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의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미쏘·로엠·에블린·클라비스·더블유나인·이앤씨 등 6개 여성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여성복 사업부를 매각한다.

    이랜드는 여성복 사업부문 매각과 관련해 삼성증권을 재무자문사로 선정하고 이번주부터 재무적 투자자(FI)와 전략적 투자자(SI) 등 잠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고 다음달 말 까지 투자의향서를 접수 받을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패션 제조·직매형 의류(SPA), 스포츠, 여성복이라는 각 사업부 특성에 맞는 투자와 운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면서 "여성복 사업부문이 매각 되더라도 자사 유통 매장 및 온라인 플랫폼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로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랜드의 여성복 사업부 연 매출(지난해 기준)은 약 3000억원, EBITDA(이자 및 법인세차감전 영업이익) 400억원이다. 영캐주얼부터 시니어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고 내의부터 SPA까지 모든 아이템을 커버 가능한 여성 토탈 포트폴리오 사업 부문이다. 오프라인 매장도 500여 개에 달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여성복 시장은 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서 이랜드 여성복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3%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이랜드는 여성복 사업부 뿐만 아니라 몇 년 간 재무구조 개선작업 위해 브랜드 매각을 이어왔다. 케이스위스를 중국 엑스텝에 3000억원에 매각했고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도 각각 8700억원, 7000억원에 팔았다. 패션과 함께 최근엔 이랜드리테일의 주차장 장기임차권을 유동화해 1200억원의 자금 조달하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랜드그룹의 이 같은 매각에 장기적인 동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패션사업 매출은 3조5000억원을 기록했지만 한때 4조5000억원 규모에서 계속 위축되고 있다.

    핵심사업인 중국에서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사태를 기점으로 중국 사업의 침체기를 맞았다. 이랜드 패션법인 3곳의 매출액은 2015년 2조를 크게 웃돌았지만 2018년 1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는 중국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이은 자산 매각은 재무 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스파오, 뉴발란스 외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곳이 부재하다"면서 "장기화하는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국내외 경기 침체 우려에 향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랜드는 SPA 브랜드 스파오와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 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스파오는 론칭 첫해 2009년 매출 100억을 기록한 후 론칭 지난해 3200억원으로 32배 성장했다. 최근에는 인기 캐릭터들과의 협업을 이어가며 콜라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스파오 매출을 10년 내 연 3조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뉴발란스와 오는 2025년까지 라이선스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연장을 계기로 한·중 양국 핵심 상권에 우먼스라인이나 키즈라인 단독 매장 등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확대하고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의 위상을 구축해 한국과 중국 합쳐 연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