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조사 느는데…금융위, 특사경 확대 수개월째 뭉개국회 정무위도 특사경 확대 힘실었지만…당국 간 불협화음내년 특사경 인력 확대 사실상 불가, 내후년 돼야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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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예산독립과 공공기관 지정 이슈, 사모펀드 사태 등의 여파로 내년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의 인력과 예산을 놓고 국회와 금감원은 확대를 요구해오고 있으나 금융위가 요지부동이라 내년도 특사경 확대는 요원해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금융위에 내년 예산으로 4100억원 가량을 신청했다. 이는 올해 예산보다 470억원(12.9%)증가한 것이다. 금감원 인사와 예산 통제권은 금융위가 쥐고 있으며, 금감원 예산은 금융사들이 내는 분담금으로 충당한다.

    문제는 사모펀드 사태로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를 조사하고 수사하는 금감원 특사경의 증원과 예산확대에 대해 금융위가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출범한 금감원 특사경은 10명의 직원들이 디지털포렌식 장비 1대에 의존해 업무를 해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압수수색 후 빠르게 사건처리를 해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사건 증거 발견‧분석 등이 신속하게 진행되는데 특사경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한 사건당 수사가 수개월씩 지체되고 있다”며 “업무 효율성을 위해 특사경 장비와 인력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에 증원과 예산확대를 수차례 요청하고 설득하고 있으나 금융위는 소극적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일부 의원들이 특사경 인력 증원을 금융위에 요구하며 특사경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

    윤관석 정무위원장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금융당국 국정감사에서 특사경이 법 취지에 맞게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인력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박용진 의원은 금융위가 특사경 증원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금감원장에게 특사경 지명‧추천권을 부여하는 개정안을 다시 발의할 것이란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특사경 현황을 살펴보고 내년 7월 전이라도 증원을 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금융위 입장은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 금융위는 특사경 출범시 10명의 인력을 2년간 운영해보고 성과와 한계를 평가한 뒤 특사경 운영 개선방안을 논의하기로 관계기관과 합의했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7월까지는 특사경을 기존대로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미 내년도 인력운영안은 결정된 상태로 특사경 증원은 사실상 제외됐다.

    게다가 금감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금융위로부터 ‘예산 독립’을 선언하고, 공공기관 지정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금융위와 예산 관련 논의가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특사경을 확대하면 유사한 기능을 맡고 있는 금융위 산하 자본시장조사단의 위상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특사경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특사경 증원은 사실상 내년 후반이나 2022년이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은 이달 중순경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