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 30년 백화점서 일한 유신열·이재실 대표 선임협상력 갖춘 '현장 전문가', 1960년생 50대 CEO 공통점신규 대표 체제 통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 수립 나서
  • ▲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좌),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우)ⓒ각사 제공.
    ▲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좌),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우)ⓒ각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면세업계에 백화점 출신의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구원투수로 등판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새 수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017년부터 4년간 신세계디에프를 이끈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유신열 신세계 영업본부장 부사장 선임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초대 대표인 황해연 대표가 4년 만에 퇴진하고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을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두 내정자에겐 공통점이 있다.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임 대표는 1962년생, 유신열 신세계DF 대표가 1963년생으로 모두 50대 CEO다. 과거 황 대표가 1960년생이었던 만큼 평균 연령이 60대에서 50대로 낮아져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연임에 성공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도 1962년생이고,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 역시 1960년생으로 면세점 4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평균 나이 역시 58.25세로 낮아졌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30년 넘게 백화점에 근무하며 영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 전문가’인 점도 눈길을 끈다.

    유신열 신임 대표는 1989년부터 30년 넘게 백화점에서 근무한 ‘신세계맨’이다. 광주신세계 대표이사, 신세계 강남점장, 신세계 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백화점에서 능력을 검증 받았다.

    신임 이재실 대표 역시 현대백화점에서 30년 이상 몸을 담아온 인물로, 향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부족한 MD 역량 보완과 브랜드 유치에 주력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 백화점 출신 임원들은 해외 브랜드 사정에 밝고 협상력도 갖춰 두 CEO는 향후 명품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호텔신라
    ▲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호텔신라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주력 계열사의 사업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그룹 차원의 위기의식이 새 대표 선임에서 드러났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전 CEO들이 면세 시장의 호황기를 이끌었다면, 신임 CEO들은 코로나19로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상황에서 실적개선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은 올 3분기 205억원 영업손실을 거뒀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이 110억원, 신라면세점 142억원, 현대백화점면세점 1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경쟁사 대비 적자 규모가 2배에 달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매출액은 2018년 330억원, 2019년 3689억원으로 늘었고 올 3분기 누적 매출액도 45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0%나 늘었다. 영업손실도 2018년 419억원, 2019년 742억원에서 올해 492억원으로 줄었다.

    호텔신라도 다음주 임원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 사장의 유임 여부가 관심사다. 2015년 호텔신라 TR부문장을 맡은 한인규 사장의 임기만료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실제 호텔신라는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 2조3462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43.8%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영업이익 2182억원) 대비 적자전환 했다. 

    올해 유통기업들 대부분 세대교체와 경영 효율화를 강조한 인사를 단행한 만큼 한인규 사장의 연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면세 사업이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인 만큼 현재 상황을 돌파하고 안정화시킬 적임자라는 판단이 이번 인사에서 작용됐던 것 같다. 백화점에서의 영업력을 살려 영업활성화와 이익을 내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