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시장 잡아라” 오프라인-이커머스 업체 경쟁롯데·신세계·현대, 유통 빅3 ‘온라인 강화’ 가속화‘고공성장’ 이커머스, 새해 첫 IPO 주자에 관심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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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급격하게 유통환경이 변하면서 유통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코로나가 불러온 언택트 소비는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을 둘러싼 오프라인 유통강자와 이커머스 업체 간 경쟁에 불을 붙였다. 집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늘면서 급증한 ‘장보기’ 수요를 얼마나 끌어안느냐가 수익성 확보에 척도가 됐기 때문이다.

    2021년 새해를 맞이한 유통업계도 뉴노멀 시대를 맞아 재정비에 나섰다. 오프라인 사업에 주력해온 전통적 유통 강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위기를 맞닥뜨리면서 온라인 강화에 나섰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물류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거나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점유율 방어 태세를 갖췄다. 업계는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수익 위주의 전략 등 다양한 새해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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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커머스 시장 잡아라”… 유통 빅3 ‘온라인 강화’ 가속화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장기화에 올 한해 오프라인 유통가는 비상이 걸렸다. 명동, 홍대, 가로수길 등 주요 쇼핑 상권에는 공실이 넘쳐나게 됐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도 생필품 소비를 제외한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올해 월평균 매출 증가율은 –3%다. 

    반면 온라인 쇼핑은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약 130조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커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거래액이 1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년 후에는 200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식료품과 생필품까지 온라인 쇼핑으로 해결하려는 수요가 급증하자 쿠팡, 11번가 등 기존 온라인몰은 물론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까지 쇼핑 서비스를 강화한데 이어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도 온라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롯데는 올해 4월 롯데온을 본격 론칭하며 온라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새벽배송 물량을 크게 늘리고 스타벅스, 스타필드 등 계열사 오프라인 상품까지 입점시켜며 구색을 강화했다. 현대백화점도 7월 식품 전문 온라인몰인 ‘현대식품관 투홈’을 선보였다. 새벽배송과 더불어 인근 지역으로 1~2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유통 공룡들은 올 한해가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해였다면, 2021년에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며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구현에 주력할 계획이다.

    먼저 롯데쇼핑은 새해에도 온라인 사업 ‘롯데온’을 통해 식품 강화, 고객 확보, 물류 시스템 향상 등을 중점 사항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롯데온을 기반으로 각 계열사에서 선보이는 배송 서비스를 확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스마트 스토어 및 세미 다크 스토어를 늘려 바로 배송 서비스 운영 지역을 확대하고, 1시간 배송 신고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새해에도 온라인몰인 ‘SSG닷컴’을 통한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속도를 낸다. 특히 쓱닷컴과 롯데온은 내년부턴 오픈마켓 확대를 통한 수익성 보완에 나설 전망이다. 온라인몰의 효과적인 성장을 위해선 오픈마켓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쓱닷컴은 종합몰, 롯데온은 종합몰과 오픈마켓을 병행한 모델이다. 종합몰은 상품기획자(MD)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한 상품을 롯데와 신세계가 사들인 뒤 마진을 붙여 파는 직매입 방식이다. 물류창고에 보관하다 바로 배송하는 빠른 배송이 강점이지만 취급 상품 수를 마음껏 늘릴 수가 없다. 반면 오픈마켓은 판매 공간을 내어주는 대가로 입점업체(셀러)한테서 받는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로 수익을 낼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복지몰 1위 업체 ‘이지웰’을 인수, 향후 그룹사와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동시에 온오프라인 유통망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CJ올리브영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이지웰을 인수한데 이어 오프라인 플랫폼 강자 CJ올리브영까지 품는다면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실히 장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자체 보유 백화점, 홈쇼핑 등을 포함하면 유통 채널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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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공성장’ 이커머스, 새해 첫 IPO 주자는 누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새해에는 1999년 인터파크 이후 약 20여년만에 증시 입성에 성공하는 이커머스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 중 상장 준비가 가장 앞선 곳은 티몬이다. 티몬은 지난 4월 상장 대표주간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 준비에 돌입했다. 상장 시기는 내년 말로 목표하고 있다. 티몬 상장에 성공하면 2010년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국내 이커머스 업체 중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첫 사례가 된다.

    티몬의 최대주주는 2018년 말 기준 사모펀드(PEF) 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로 이 회사의 지분 98.4%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투자금 회수를 위한 출구 전략이 필연적이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의 엑시트가 아닌 자본확충을 위해 IPO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시장에서는 이번 IPO 추진을 엑시트로 바라보고 있다. 

    쿠팡도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쿠팡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지난해 8월 뉴욕에서 로드쇼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장 계획이 가시화 됐다.

    쿠팡이 사업을 다각화하고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것도 상장을 위한 포석이란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 7월 동남아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훅을 인수했고, 최근 김앤장과 우버 출신의 거물급 외부인사를 영입했다.

    11번가 역시 지난해 상장 조건으로 아마존 지분 투자를 받은 만큼 새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 국내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 상품을 11번가에서 구매하는 것과 향후 11번가 셀러의 아마존 내 판매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아마존은 11번가에 대한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약속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11번가에 전환우선주(CPS) 방식으로 3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지분 참여 약정도 체결해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 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 성과에 따라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SSG닷컴(쓱닷컴)도 다음 IPO 주자로 거론된다.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만큼 2~3년 내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에 앞서 기업가치를 잘 평가받는 게 중요한데, 이커머스 기업은 평가가치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기업가치가 매우 달라진다”며 “회사마다 상장 추진 배경이나 목표다 다른 만큼 서로 다른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