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11번가 통해 한국 진출… 이커머스 시장 격변코로나19로 해외직구 규모 증가… 지난해 4분기 1조 예상이커머스업계, 해외직구 서비스 확대
  • 올해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우회 진출한다. 이미 적지 않은 한국 소비자가 직접구매(직구)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는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으면서 국내 인터넷 쇼핑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도 커지는 해외 직구 시장 추세에 발맞춰 해외 직구족 잡기에 나섰다. 상품 영역을 확대하고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자상거래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아마존의 국내 진출이다. SKT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11번가 측에서는 사업 진행 상황을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이 11번가 손을 잡고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자 이커머스 업계가 해외 직접구매(이하 직구)를 키우고 있다. 해외 직구 쇼핑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직구족이 주로 이용하는 아마존 상품을 11번가를 통해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 해당 수요를 모두 뺏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먼저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무역공사와 손잡고 '이탈리안 파빌리온'을 운영을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패션과 명품에 대한 직구 수요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공략포인트를 달리 잡았다. 생활용품과 식품이다. 그동안 직구 구매 대상이 명품과 패션, 가전 등이 주를 이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대상이 확대된 것에 따른 수혜를 노렸다. 
  • ▲ ⓒ이베이코리아
    ▲ ⓒ이베이코리아
    쿠팡도 해외 직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중국 상해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 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 상품 조달 전략을 마련 중이다. 쿠팡 상해 법인은 미국 법인과 마찬가지로 현지 전초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직구는 물론 역직구까지 포함한 쇼핑 사업 모델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올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Z홀딩스'의 통합 경영이 이뤄지는 만큼 네이버의 해외직구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커머스업계가 이처럼 직구 사업에 공들이는 것은 갈수록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여행 대신 직구를 선택하며 증가세가 더욱 가파라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해외 직구 거래액은 2조 85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8%가량 늘어난 수치다. 3분기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증가한 9581억 원 규모의 해외 직구가 이뤄졌다. 

    통상 해외 직구 구매액 규모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끼어있는 4분기가 가장 높았다. 이로인해 지난해 해외직구 시장이 지난해 1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에서 사업을 본격화하면 해외 직구 진입장벽은 더 낮아지고 배송 경쟁으로 불이 옮겨 붙을 것”이라며 “이미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춘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이 직구를 공략하면 승산이 크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