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2월 임시국회 '유통산업발전법' 처리 움직임'온라인 플랫폼' 규제안 발의 예고에 "이중규제" 반발업계, 정치권 규제 시대 흐름에 역행 주장
  • ▲ 정치권의 규제 칼날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향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법안이 시대 흐름과 역행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가 규제 폭탄까지 맞으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뉴데일리 DB
    ▲ 정치권의 규제 칼날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향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법안이 시대 흐름과 역행한다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가 규제 폭탄까지 맞으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뉴데일리 DB
    "쿠팡·마켓컬리·쓱 배송…"

    정치권의 규제 칼날이 대형마트와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로 향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법안이 시대 흐름과 역행한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유통업계가 규제 폭탄까지 맞으면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면적 3000㎡ 이상 대형마트에 한해 시행되던 영업시간 제한, 의무 휴무일 지정이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로 확대된다.

    여기에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온라인 플랫폼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다.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이커머스 업체의 대표적인 서비스인 새벽 배송 ‘로켓배송’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영업시간, 취급 품목의 제약을 받게 된다. 새벽 시간 배송이 불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칼날이 이커머스로 향한 이유는 골목 상권 보호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이 같은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는 매달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골목 상권 매출이 하락한다는 이유에서다. 규제 법안이 아니라 예방 차원의 법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발 소비트렌드 변화로 온라인에서 활로를 찾는 유통업체들은 “이제 막 시작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의 싹을 자르려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형마트 사업자들의 경우 ‘이중 규제’에 해당된다. 이미 기존 유통법에 따라 월 2회 의무 휴업을 하고 있고 심야 시간에도 영업이 금지돼 있다. 이로인해 마트 후방의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PP(Picking&Packing)센터를 자정부터 이용하지 못한다. PP센터를 활용한 이커머스 새벽배송이 막히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적용돼 있는 규제(월 2회 의무휴업)만으로도 주말 배송이 막혀 있는데 개정안까지 통과되게 되면 그야말로 이중 규제를 받는 격”이라며 “정책 취지는 공감되나 최근에는 중소상공인(SME)과 유통기업, 플랫폼 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수혜자가 불특정한 규제에 대해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안 취지와 달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온라인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은 중소상공인들의 기댈 곳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커머스가 직접 상품을 매입해 상품 홍보까지 해주고 있는 만큼 ‘윈윈’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쿠팡은 지난해 4월부터 전국 9개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힘내요 대한민국 기획전’등을 펼치며 중소상공인과 상생을 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매출은 100% 이상 늘었다.

    마켓컬리의 경우 현재 입점한 파트너사 중 95%가 중소상공인이다. 지난해만 600개의 중소상공인이 마켓컬리를 통해 온라인 판로를 새롭게 확보했다.

    이들 중 240여개 업체는 2019년 매출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인 한 육가공업체는 80배의 성장률을 보였다. 월 평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도 100곳이 넘어 2019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쓱배송을 운영 중인 SSG닷컴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기획전을 진행했다. 여기에 참여한 소상공인들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약 45%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 농수축산물 공급업체는 정육 선물세트와 제철 과일을 앞세워 전년 동기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소상공인이 다수 입점해 있고, 복합쇼핑몰 점포는 다수가 임차 영업하는 소상공인들이지만 유통법 개정 움직임에 이들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결국 소비자들과 관련 업계 모두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특정 업종에서 이슈가 떠오를 때마다 법안을 중구난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