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신한카드 점유율 21%대…미세하게 하락 추세2·3위에 4위까지 싸움 격화…1%포인트 차이 불과 경기 불황, 최고금리 인하, 수수료 재산정 악재 多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PLCC 시장 선점해 점유율↑
  • 올해 코로나19 장기화와 각종 악재로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속에서도 카드업계의 시장 점유율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신한카드를 선두로 삼성카드와 국민카드가 2위 자리에서 불꽃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카드가 치고 올라오며 순위 쟁탈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카드 vs 국민카드 싸움 '활활'…현대카드 약세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개인·법인 신용판매액은 153조5501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5.4%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5.3%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카드사의 신용판매액이 전년보다 더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불황과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환경에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고객 기반 확대에 골몰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용판매액에서 각 카드사의 비율을 따져보면 신한카드 21.25%, 삼성카드 18.30%, 국민카드 17.64%, 현대카드 16.31%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극적인 순위 변동을 보여준 곳은 국민카드다. 2017년까지 4위에 있다가 2018년부터 현대카드를 제치고 3위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국민카드 분사(2011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카드를 0.04%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2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한 분기 만에 다시 3위로 내려갔다.

    카드사 중 점유율 약진이 기대되는 곳은 현대카드다. 지난해부터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상품을 내세워 차별화된 고객 확대 전략을 세운 게 주효하다.

    현대카드는 2015년부터 다양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새 PLCC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모빌리티 플랫폼과 손잡고 전용 혜택을 담은 자체 카드를 출시했다. 

    현대카드가 PLCC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다른 카드사들도 지난해부터 PLCC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PLCC 카드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부동의 1위' 신한카드 안심 못 해…격차 좁혀가는 중

    삼성, 국민, 현대는 점유율 2위 자리를 두고 수년째 순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2위 삼성과 3위 국민의 점유율 차이는 0.66%포인트에 불과하다. 3위와 4위 현대의 차이는 1.33%포인트다.

    삼성, 국민, 현대의 점유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 1위 신한카드와의 격차도 좁혀가고 있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2.95%포인트다. 2분기만 해도 1·2위 차이는 3.17%포인트였다.

    신한카드가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으나 2019년 22%대에서 2020년 21%대로 떨어졌고, 2위 경쟁이 격화되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신한카드는 올해 지불결제·소비자 금융영역에서 카드 본업 기반의 사업과 데이터·디지털 중심의 미래 신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디지털 취급액 목표를 작년보다 10조원 높인 40조원으로 상향 설정했다.

    올해 대형 카드사의 시장 점유율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물경제 침체 속에서 하반기 최고금리 인하,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 등 악재가 산적해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리스 등 신사업 진출과 PLCC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영업자산 확대를 제한한 규제가 완화된 것도 점유율 싸움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레버리지비율 규제 한도를 6배에서 8배로 완화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은 분기마다 달라질 수 있어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이마저도 순위 싸움"이라며 "특히 작년에는 순위가 뒤바뀌고 2·3위 경쟁이 치열했는데, 카드사 영업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그 열기는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