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미국법인 지난해 매출 1.6조원… 130% 이상 성장미국 코로나19 사태에 수혜… 매장 27개→51개로 증가M&A 이후에도 이마트 전환 대신 기존 브랜드 유지
  • 이마트 미국법인이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유통업계 전반이 위기를 겪은 지난해에도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이마트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미국법인이 기록한 순매출은 1조6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5%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미국 법인의 흑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의 해외법인은 물론 자회사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실적이다. 

    여기에는 미국법인의 빠른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7개에 불과했던 미국의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51개로 두 배 가깝게 늘어난 것. 이마트는 지난 2018년 12월 미국법인 PK리테일 홀딩스를 통해 현지 유통기업인 굿푸드홀딩스를 3075억원에 인수하며 미국진출을 공식화 했고 굿푸드홀딩스가 2019년 말 식품 소매점 뉴시즌마켓을 3236억원에 인수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마트가 이들 인수기업 매장 브랜드를 ‘이마트’로 바꾸지 않았다는 점이다.  브랜드는 다양하다. 현재 이마트는 굿푸드홀딩스가 보유한 브리스톨팜스, 레이지에이커스, 뉴리프 커뮤니티 등의 브랜드가 약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뉴시즌마켓이 약 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로 간판을 바꿔다는 대신 기존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실익을 챙겼다는 평가다.

    더불어 이마트의 미국법인 이마트 아메리카는 PB상품인 피코크의 미국 브랜드 ‘이마트 PK’를 미국 매장에 공급 중이다. 미국법인을 통한 간편식 생산기지를 만들고 미국 중동부 총판과 파트너십을 통해 슈퍼마켓 등에 제품 판매에 나선 것이 특징. 

    지금까지 이마트 유통 브랜드로 현지 시장에 출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는 이마트 미국법인에게 호재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재기 등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이마트의 미국 점포가 수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식당 영업이 중단되는 탓에 가정식을 위한 미국의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장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코로나19 우려가 종식된다면 또 다른 상황에 놓이겠지만 현지법인에서 이에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마트의 미국시장 공격적 전략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 나선 것도 이런 기대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미국 내 독자브랜드인 PK마켓 1호점을 상반기 내 출점할 전망이다. 이마트의 미국법인도 향후 3년간 1500억원을 투자 계획을 잡아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