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한상의 회장 임기 종료두산家 4세 경영 체제 굳어져 돌아갈 자리 없어박용현 뒤어어 연강재단·중앙대 이사장 무게
  •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년 8개월간의 노정을 마치고 오는 24일 퇴임한다. 

    남아있는 공식 직함은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지만 돌아갈 자리는 없어보인다. 이미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매각이 확정된 상태라 그의 자리는 없다. 실제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본가인 두산 복귀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두산그룹은 박정원 회장에 이어 '4세 경영' 체제가 안착된 상황이다.

    3세대인 박 회장이 그룹 임원이나 주요 사업회사로 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아는 박 회장 역시 퇴임 후 거취에 대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절차가 모두 끝나면, 그룹의 경영에서는 완전히 손을 뗄 계획이다"고 경영 복귀에 선을 분명히 그었다. 

    이 때문에 두산그룹 안팎에선 박 회장이 그룹 경영보다는 다른 곳에서 무게있는 역할을 할 거란 관측을 내놓는다. 1순위로 꼽히는 자리는 두산그룹 연강재단과 중앙대학교 이사장이다.  

    연강재단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만들어졌다. 장학금·학술연구비 지원 등 장학사업과 창작자 지원 등 문화사업을 한다. 두산은 매년 약 200억원의 기부금을 중앙대에 출연하면서 학교법인 운영권을 갖고 있다.

    현재 연강재단과 중앙대 이사장은 박 회장의 형인 박용현 이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앞서 그룹 회장도 박 이사장의 뒤를 이어 물려받았던 만큼 이사장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박 회장이 이사장직을 맡기 위해서는 형 박 이사장의 배려와 양보가 필요한 실정이다. 

    두산그룹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박용만 회장은 앞서 그룹 경영과 정치 참여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연강재단과 중앙대 이사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 두산 관계자는 "박 회장의 거취에 관해서는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든 달려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청년 사업가들이 도움을 청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나서서 돕겠다는 것. 

    그는 "흔히 경험에서 우러나는 멘토링을 하라는데 내가 가진 경험과 조언이 과연 이 시대에 맞는 것인가에 대해 자신이 없다"며 "그보다는 현실적으로 막힌 부분을 대신 가서 설득하고 행동으로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