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보다 규범으로도 충분文 정부 들어 기업 개선노력 충분“경제계, 3법 부작용 견딜 체력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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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닭 몇 마리를 잡기 위해 투망을 던지면 모든 닭이 힘든 상황에 처한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장악3법을 두고 작심비판을 했다. 14일 열린 민주당과의 정책간담회 참석한 의원들 면전에서 쏟아낸 말이다.간담회에는 민주당 3법 관련 TF 위원인 유동수· 김병욱·백혜련·오기형·홍성국 의원 등이 자리했다.박 회장은 “3법을 두고 정치권과 경제계가 대립하고 있는데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추진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토론을 통해 각자가 우려하는 바를 충분히 전달하고 선진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박 회장은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기업장악3법에 대해 국회가 크게 세가지 사항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먼저 3법 입법이 과연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얼마 만큼 필요한지 고민해달라는 얘기다.일부 기업에 한정할 것인지,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할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현 정부 들어 경제계가 정부 요청에 따라 내부거래 개선 등 많은 노력을 해왔는데, 3법으로 또다시 기업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안 된다는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꼭 법으로 정해야할 사항인지에 대한 ‘재고’도 주문했다. 선진경제는 법이라는 ‘강제성’ 보다 규범이라는 ‘방향성’을 활용한다. 이처럼 기업장악3법을 법제화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으로 설정만 해도 경제계가 이를 따를 것이란 예상에서다.박 회장은 “3법이 필요하다면 현실적으로 부작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달라”며 “지금 경제계는 부작용을 감내할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한 현실에 처해있다.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끝맺었다.유동수 민주당 수석부의장은 경제계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단, 기업장악3법이 20대 국회 때부터 충분히 논의된 법안이어서, 입법에 대한 의지는 포기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유 부의장은 “3법은 정부가 제시한 기본틀을 기준으로 법제화 및 검토를 하고 있다”며 “오늘처럼 경제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현장에서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유동수 부의장 등 민주당 의원은 14일 오후 서울 마포 경총회관도 방문한다. 이들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와도 만난다. 각 경제단체는 지난 6일 손경식 경총 회장이 6대그룹 대표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기업장악3법의 부당함을 알린 것과 마찬가지로 ‘입법보류’를 호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