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제동에 유상증자 '미정' 공시미래 성장 기술 투자·재무구조 개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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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솔루션이 12일 추진 중인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전면 연기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안보와 자립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려 던 중장기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당국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 전략과 자금 조달 계획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화솔루션은 이날 정정 공시를 통해 기존에 예정했던 유상증자 관련 일정을 모두 ‘미정’ 처리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올해 3월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하면서 신주배정기준일을 이달 14일로 정한 바 있다.

    또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을 다음 달 22~23일 진행하고 같은 달 30일 납입을 마칠 예정이었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7월 10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정정 공시로 신주배정기준일과 청약예정일, 납입일, 신주 상장예정일 등을 미정으로 변경했다. 예정 발행가는 3만 2400원을 유지했지만 6월 17일이던 확정일자도 사라졌다.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약 1조8144억원이다. 회사는 미래 성장 기술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주주환원 정책 유지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의 잇단 제동이 변수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9일에 이어 30일에도 한화솔루션이 제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 요구를 했다. 이어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 11일 “유동성 리스크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인지, 유상증자 외 다른 자금 조달 방법은 없는지, 회사가 제시한 실적 개선 전망의 근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공개 지적했다.

    한화솔루션은 확보한 자금을 통해 태양광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파일럿 라인 업그레이드에 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향후 우주 분야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기반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전기차 확산 등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흐름에 맞춰 송·배전 인프라 소재 분야까지 고부가가치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유상증자 일정이 또 다시 연기되면서 관련 투자 집행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선제 투자마저 지연될 경우 시장 주도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미정이며, 추후 세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