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장관 내정자 3개월만에 NST 이사장직서 이동출연연 경험 전무... 과기정통부 수장 적임자 의문현 정부 인사 난맥 여실히 드러나 평가 잇따라
  •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을 내정하면서 과학기술계를 중심으로 술렁이고 있다. 임 내정자의 이동으로 NST 수장 공백이 불가피한 데다가, 정책 경험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삼성 휴렛팩커드와 미국 벨 연구소, 미국 시스코 시스템즈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이후 대한전자공학회 회장을 맡았으며, 1월에는 국가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표하는 NST의 '역대 최연소, 첫 여성 이사장'으로 임명되면서 화제가 됐다.

    임 내정자는 초고속 통신망 핵심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탁월한 연구실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인터넷 통신망 장비의 핵심부품인 패킷전달 엔진의 고속화를 위한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구조를 개발한 것. 해당 기술은 통신망 장비의 고속화·소형화에 기여할 원천기술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임 내정자가 NST 이사장직을 맡은지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사가 나면서 우려가 나온다. NST는 임 내정자 취임 전에도 수개월 이사장 공백을 겪으면서 수장 부재(不在)에 시달려 왔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임 내정자의 사례가 현 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인사 난맥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비판한다. 지난 2107년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선임됐던 박기영 교수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나흘만에 사퇴한 바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NST는 과기정통부의 대표 산하기관으로 25개 출연연의 연구실적평가와 육성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면서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뒤 과기혁신본부 출범 지연과 맞물려 이사장 인선에 끊임없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내정자의 부족한 현장 경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높다. 앞서 임 내정자가 NST 이사장직을 맡을 당시에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경험이 없어 적임자가 아니라는 반응이 높았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의 주요 현안들을 풀어나가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5세대(5G) 통신 활성화를 비롯해 ▲6G, 양자정보통신 등 핵심기술 개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개발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분야 기술개발 ▲유료방송 규제 완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산업 육성 ▲정부 연구개발 예산 분배 및 집행 ▲부처간 연구지원시스템 통합 등 과제가 산적하다. 

    과학기술계 한 관계자는 "정부출연연의 경험도 없는 임 내정자가 과기정통부라는 큰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지 의문이 든다"며 "연속성이 중요한 정책 과제를 빠르게 숙지하고, 추진력을 갖고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