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6월 CBDC 모의 실험 사업자 공고 임박네이버, 카카오, LG CNS, KT 등 참전 예고디지털화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위한 기싸움 치열
  • ▲ 네이버 사옥 ⓒ네이버
    ▲ 네이버 사옥 ⓒ네이버
    한국은행이 6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에 들어가면서 국내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 네이버, 카카오, LG CNS 등 주요 ICT 업계를 중심으로 디지털화폐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8일 한은의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CBDC 모의 시스템 구축과 가상환경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한은은 이달 중으로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 사업 공고를 내고, 사업자 모집에 들어간다.

    CBDC는 실제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공신력이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 민간이 발행하는 가상화폐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화폐 연구를 시작했으며, 지난 2월 일부 베이징 시민을 대상으로 CBDC(디지털 위안화) 1000만 위안(약 17억 5000만원)을 발행한 바 있다.

    한은은 CBDC 모의실험에서 화폐 생애주기별 처리 업무를 통해 제기능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주요 ICT 기업들은 해당 모의실험을 통해 향후 정부 사업 수주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독을 들인 상태다.

    선두주자인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플러스와 네이버파이낸셜과 컨소시엄을 통해 CBDC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을 일찌감치 내비쳤다. 라인은 지난해 한은이 연구 목적으로 진행한 'CBDC 파일럿시스템 컨설팅 용역사업'에 참여한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 등 국내 결제 환경 등에 대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도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CBDC 모의실험에 응모할 계획이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했으며, 암호화폐 '클레이'도 발행하고 있다. 이더리움(Ethereum) 기술 개발사 컨센시스와 CBDC 기술 협력에도 들어간 상태다.

    LG CNS 역시 CBDC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LG CNS는 한은과 CBDC 기술검증을 진행한 바 있으며, 한국조폐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금융거래에 특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신한은행과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의 시범 구축도 완료했다.

    KT는 CBDC 모의실험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지역화폐를 6개 지방자치단체에 도입, 이용 중이다. 이와 함께 KT가 보유하고 있는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역량을 CBDC에서 발휘하기에는 문제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CBDC를 통해 전 세계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면서 "디지털화폐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위한 업계간 기싸움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