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한화·GS·현대중·두산·코오롱 참여 가닥현대차·SK·포스코·효성 포함 10개로 늘어수소시장 2050년 2240조… "합종연횡 바람직"
  • ▲ 지난 10일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논의를 위해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회동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난 10일 수소기업협의체 설립 논의를 위해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회동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코오롱그룹 등도 'K-수소동맹'의 일원이 될 전망이다.

    9월 CEO 총회를 열어 출범을 공식화할 수소협의체는 내달 참여기업을 확정한다. 앞서 협의체 발족을 주도한 현대차, SK, 포스코, 효성그룹에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참여 대기업 숫자는 모두 10여개에 달하게 된다. 한국 수소산업 생태계의 구심이 될 이른바 'K-수소동맹'의 완성체이다.

    합류후보군에 오른 기업들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한 관계자는 '각개전투론 안된다'는 의식이 깔려 있다며 막바지 내부 의견 조율중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소동맹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산업계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냐"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는 탈탄소 규제와 맞물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산업 분야"라며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그룹은 수소사업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최근 SK가스와 손잡고 올해 안에 합작사(Joint Venture)를 설립키로 했다. 향후 울산 지역에서 부생수소를 바탕으로 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소충전소, 수소 연료전지발전소 등의 사업에 나선다. LNG 냉열을 활용해 생산된 액화수소 공급을 위해 수소충전소 약 100개소도 단계적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또한 수소 에너지 전문기업 에어리퀴드와 수소 모빌리티시장 진출을 위한 MOU 체결하기도 했다.

    한화그룹도 글로벌 그린에너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기존 태양광 사업을 확장하고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국내·외에서 수소충전 및 수전해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광 및 수소 관련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간 9조원을 관련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으며 유상증자와 녹색채권(ESG)도 발행한다. 

    GS칼텍스는 국내 에너지기업 중 최초로 탄소중립 원유를 도입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 한국동서발전과 함께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도 짓기로 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현대차와 함께 서울시 강동구에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이며, 2022년까지 현대차와 제주도에 수소충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코하이젠과 협업해 여수시와 경기 광주시에도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 드림(Dream) 2030 로드맵'를 발표한 현대중공업그룹은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도할 조선해양·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운송과 더불어 수소의 생산 및 공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산그룹의 합류도 시간문제다. 두산중공업이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에 나서면서 수소사업 범위도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수소사업 강자 코오롱그룹도 언제든 합류할 수 있다. 코오롱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통해 의욕적으로 수소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수소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협의체 외연은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이 앞다퉈 수소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이 ‘2050년 탄소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환경 규제를 강화하면서 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수소시장이 2050년 2조5000억달러(약 2240조원)에 전망된다. 수소가 경제구조를 뒤흔들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 것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경제는 수소 생산에서 시작해 저장→운송→연료전지→모빌리티(이동수단) 등으로 이어져 특정 기업이 밸류체인을 독점할 수 없는 구조"라며 "대기업간 합종연횡 바람이 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