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가계대출, 전월比 0.19% 증가…증가율 완만투자 대기 자금, 은행 요구불예금‧MMDA로 회귀가계대출 조이자 빚투 열풍 멈춰, 7월 대출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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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가상자산 가격 급락 등의 여파로 은행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1073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조2996억원(0.19%) 증가했다. 지난해 1월(6388억원)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5월 4년여 만에 첫 감소한 데 이어 6월에도 비교적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공모주 청약 열풍에 가계대출이 9조 2266억원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이달부터 시행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확대를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은행들이 정부의 요구에 따라 가계대출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출 한도를 조이면서 증가세가 주춤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0.1~0.5%포인트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5월부터 3000만원 초과 마이너스 통장 고객에 대해 약정 기간 동안 또는 만기 3개월 전까지 한도 사용률이 5% 미만이면 연장이나 재약정시 한도를 최대 20%까지, 한도 사용률 10% 미만이면 10%까지 감액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DSR 40% 규제 확대는 지난 4월 발표했기 때문에 대출 수요자는 이미 대출을 실행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도 139조294억원으로 전달 보다 5382억원 증가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6월 말 기준 485조76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6518억원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작년에는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폭이 2조원에 육박했다”며 “대형 공모주 청약 때마다 증거금 수요로 신용대출이 급증해왔으나 최근들어 굵직한 공모주 청약이 사라지고 '빚투' 열풍도 수그러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갈 곳을 정하지 못한 투자 대기 자금은 요구불예금과 MMDA로 몰렸다. 언제든 빼서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6월 650조4190억원을 기록해 전월대비 1.38%(8조8757억원) 증가했다.  5월 감소분(19조4807억원)의 절반 정도가 은행으로 다시 몰렸다. 

    임시 자금 운용 목적으로 쓰이는 MMDA는 116조8060억원으로 전월 대비 5.58%(6조1758억원) 크게 늘었다. 

    정부는 금리인상을 앞두고 가계대출의 고삐를 한층 조일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전날 서민금융진흥원에서 13개 시중은행장들과 햇살론뱅크 협약을 맺은 뒤 간담회에서 “금리상승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하반기 중 촘촘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며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이 최소화되도록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