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車반도체 수급난 계속 美日, 정부 주도 차-반도체 협업 강화전문가 "1, 2위 동맹, 가장 바람직"
  • 현대차와 삼성간 '차량용 반도체' 동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삼성이 차량용 MCU를 만들고 현대차에 이를 장착하는 이상적인 그림이다.

    오랜동안 車반도체 생산에 미온적이던 삼성은 최근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경쟁사인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나서면서, 자체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텍사스의 오스틴 공장 가동률을 높여 생산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머잖아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대한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은 자동차 반도체 세계 2위 업체인 네덜란드 NXP를 인수전에 등장하기도 했다.  전장사업을 확대해야 하는 만큼 이전과 달리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올 초 최윤호 삼성전자 CFO는 "향후 3년 내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적극 활용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남 부회장도 지난 3월 주총에서 "분야에 제한 두지 않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 대상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역시 차량용 반도체 조달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어 궁합이 맞는다. 현대모비스는 국산 MCU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차량반도체 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전기차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자율주행 등 반도체 칩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 내재화 동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은 2분기를 정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2022년까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일본은 정부 주도로 파운드리 현지 공장을 유치하고 자국 내 완성차·팹리스·파운드리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인텔이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해 포드·GM에 공급 예정으로 추가공정 설립 없이 기존 공정에 자동차용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9개월 내 양산 예상되며 정부는 보조금 및 전방위 협력 지원 중이다. 

    일본은 토요타·덴소가 차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지분 투자 및 팹리스 합작회사 MIRISE를 설립했고 정부 주도 공동 투자를 통한 TSMC 현지 공장 설립으로 반도체 공급망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는 지난 3월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을 맺었다. 차량용 핵심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핵심이다.

    국내 설계전문업체(팹리스)를 매개로 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뿐 아니라 향후에는 두 회사가 공동개발한 10나노대 자동차용 AP가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브레이크·변속기 등 개별 부품에 필요한 MCU 여러개를 '통합 칩' 형태로 대체하는 개념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두 회사가 협력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톡특히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자동차는 점차 '달리는 컴퓨터' 내지는 '달리는 스마트폰'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공간이 넓고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가전제품 탑재도 가능하다. 또 5G(5세대) 이동통신망과 결합한 커넥티드카나 AI(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간 자율주행차 등 IT 첨단 기술과의 융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