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조9072억원 전망… 2014년 이후 최대노조에 2017년 이후 최고수준 제시했지만 퇴짜정년연장 발목… 이번주가 최대 분수령
  •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
    현대자동차·기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충격과 반도체 수급 대란 등 최악의 여건 속에서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지만, 파업 우려에 걱정이 더 큰 모습이다.

    소모적인 노무리스크가 계속될 경우 지속적인 실적 개선은 커녕 장기적인 성장 여력만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올들어 현대차 실적은 당초 예상들을 뛰어넘고 있다. 생산 및 판매 차질을 비껴가진 못했지만 비교적 위기 상황을 잘 관리했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에선 지난 2분기 매출액이 28조9710억원, 영업이익은 1조907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분기 1조6566억원의 영업이익에 이은 호조다.

    예상대로 영업이익이 시현되면 2014년 4분기(1조8757억원)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1조8000억원대를 넘어서게 된다. 녹록지 않은 대외 여건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6월 국내외서 35만4409대를 팔았다. 전년 같은달(30만9827대)보다 14.4% 증가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선전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으로 재편한 라인업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에선 4054대 팔리는 등 월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유럽과 중국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뚜렷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반도체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신차 효과에 미국 판매가 는데다 평균판매단가(ASP)마저 올랐다”고 말했다.

    긍정적 분위기는 기아도 마찬가지다. 기아는 2분기 추정 영업이익 평균이 1조373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1451억원)대비 큰 폭으로 뛸 전망이다. 1분기에 쌓은 1조764억원도 가뿐히 넘길 것이란 관측이다.

    더할나위 없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노조의 파업 예고는 결코 간단치 않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16차례나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16일 기본급 월 5만9000원 인상, 성과급 125%+350만원, 격려금 200만원, 무상주 5주, 복지 10만 포인트 등 수정제시안을 제시했다. 2017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인상안이지만 노조는 답이 없다.

    정년 연장, 전기차 전환에 따른 고용 안정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더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고, 고용 안정을 담고 있는 산업전환에 따른 미래협약에 명확한 답을 해야 한다”며 “이번주가 여름휴가 전 마지막 교섭이 될 것으로 (진전이 없다면) 강력한 쟁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아 노조 역시 현대차 노조를 지지하며 연대 의지를 밝혔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만 64세까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게 되면 하루 매출액 손실이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파업 당시 하루 약 3000대가 제때 만들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이번주가 노사 갈등의 향방을 결정할 최대 분수령”이라며 “전기차로의 전환을 맞아 정년 연장 등을 고집한다면 스스로 경쟁력을 깎아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오는 22일 2분기 경영실적을 나란히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