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88억 매입, 거래소 잇따라 인수디즈니 롤모델, 출신 인사 줄줄이 영입 눈길넥슨 탈게임 전략...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도약 나서
  • ▲ 김정주 넥슨 창업자 및 NXC 대표 ⓒ넥슨
    ▲ 김정주 넥슨 창업자 및 NXC 대표 ⓒ넥슨
    김정주 넥슨 창업자 및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올 연초부터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사업인 게임에서 벗어나 가상자산(암호화폐)과 엔터사업 등 신사업에 활발한 투자를 전개해 나가는 중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대표는 NXC 금융투자 전문 자회사 '아퀴스(ARQUES)'를 통해 가상자산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아퀴스는 이달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로부터 40억원의 가상자산을 직접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아퀴스는 지난해 11월(3억원) 올해 1월(10억원), 2월(35억원)에도 가상자산을 사들인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아퀴스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총 88억원의 가상자산을 매입했다.

    넥슨 일본법인도 지난 4월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 113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현재 비트코인 시세가 3500만원대까지 폭락하면서 50%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보유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국내 첫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했으며, 2018년에는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5000억원에 인수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NXC 투자 전문 벨기에 자회사 NXMH B.V.B.A를 통해 트스탬프의 지주사 '비트스탬프 홀딩스'의 자본 증자에 참여할 계획이다. 비트스탬프 홀딩스는 지난 2018년 2월 NXMH가 설립한 벨기에 법인으로, NXMH가 99.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김 대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공룡 '디즈니'를 롤모델로 삼고, 넥슨을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고 밝힐 정도로 디즈니를 동경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넥슨 신임 사외이사에 월트디즈니 최고 전략 책임자였던 케빈 메이어 전 틱톡 CEO를 영입했다. 메이어 신임 사외이사는 픽사, 마블 엔터테인먼트, 루카스필름, 폭스 등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넥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전략 책임자(CSO)로 선임했다. 닉 반 다이크 역시 월트 디즈니에서 10년 간 기업 전략 및 사업 개발 부문 수석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디즈니 사업 전반의 전략 수립을 담당한 인물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가상자산과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배경으로 '탈(脫)게임'을 위한 전초 작업으로 풀이한다. 지난 2019년 넥슨 매각 실패 후 단순 게임 회사에서 벗어나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신사업 투자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며 "넥슨의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 시나리오도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