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확산에 연준 테이퍼링 이슈 지연 가능성 제기미 정부 부채한도 협상·美국무장관-中외교부장 회담 등 증시 영향 '촉각'국내외 주요 기업 2분기 실적 발표에도 지수 영향 미미 가능성…종목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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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코스피는 횡보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미국 부채 상한 적용 유예 종료 등 굵직한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69% 내린 3254.42에 마감했다. 국내외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투심이 위축되면서 지난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코스피는 22일부터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코스피는 한동안 박스권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금주 증권가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는 3200~3320선이다. 

    기업들의 긍정적인 2분기 실적 기대감 등이 증시를 받쳐주고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 악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FOMC 정례회의 등 주요 이벤트들은 증시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앞서 연준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번 회의에선 테이퍼링의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한 의견 제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를 시사한 7월 ECB의 행보를 감안할 때 연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테이퍼링 이슈가 지연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ECB의 행보를 감안할 때 테이퍼링 논의를 잠시 뒤로 미뤄도 된다는 유혹이 커진 반면 통화정책의 신뢰성 및 지난 6월 FOMC 이후 받아든 쇼크 수준의 6월 소비자물가 결과 등은 매파적 성향을 띄기 시작한 구성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여부도 관심사다. 상향 유예 기간은 오는 31일이다. 미 의회는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따져 법정 한도를 28조5000억달러 규모로 정했고, 현재 미 재정 부채는 이에 도달했다. 만약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 또는 유예를 승인하지 않으면 미 정부는 채무 상환 불이행에 빠진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다우존스는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오는 10~11월 미국 재무부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매우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오는 25~26일 미국 셔먼 국무장관과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의 회담에도 시장 이목이 쏠린다. 무역문제를 포함한 양국 마찰요인의 진전, 미중 정상회담의 성사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한 연구원은 "매크로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이벤트가 많다"면서 "결국 경계감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들이 다수 예정돼 있어 증시는 박스권 내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SK하이닉스, 삼성SDI, 삼성전기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테슬라 등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도 이번주 발표된다. 

    다만 최근 주가가 실적에 연동해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강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기업 실적 개선을 이끌어온 경기민감주들의 영업이익 고점이 2~3분기이며, 길게 보면 기업이익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면 "2분기 어닝시즌뿐 아니라 2022년까지 실적이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되는지 여부가 주가에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장기 실적 전망이 우수한 종목 등에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경기방향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종목장 대응이 필요한데, 2022년까지 장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차원에서 테마가 형성될 수 있는 주식들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