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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도 몰랐던 '노쇼 주총'… 멈춰선 남양유업

'노쇼 주총'에 경영진 교체 무산… 남양유업 불확실성 커져
오너일가 빠진 이사회, 교체 불발된 대표로 의사결정 힘든 구조
남양유업 직원들 이탈 움직임… 코로나19 위기에 내부 사기 '최악'

입력 2021-08-03 10:55 | 수정 2021-08-03 11:04

▲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하며 눈물을 보이는 모습.ⓒ뉴데일리DB

"내부 분위기는 최악입니다. 여기저기 이직을 준비하는 직원들만 있는 것 같아요."

남양유업 한 직원의 말이다. 실제 전·현직 남양유업 임직원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노쇼 주주총회’ 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홍 전 회장 측에서 예고 없이 주총을 연기하면서 회사의 최대주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예정됐던 대표이사의 교체가 무산되고 당장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의사결정도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됐다는 평가다. 

홍 전 회장의 침묵 속에 남양유업의 시계는 멈춰선 분위기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 홍원식 전 회장의 임시주총 연기 선언 이후 침묵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같은 날 예정됐던 주식 거래종결 장소에도 가지 않았다.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었던 한앤컴퍼니는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홍 전 회장은 이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가 더 나은 조건으로 매각하기 위해 주총을 연기했다는 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천억원대 소송을 진행해야만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붕 떠버린 남양유업 임직원들이다. 남양유업의 주총이 연기되면서 교체될 예정이었던 대표이사 등의 주요 임원이 고스란히 자리를 지키게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홍 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인사들이 이사회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질리 만무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누구에게 매각되건 간에 교체가 유력한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이 공백의 시간 동안에 주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가뜩이나 오너리스크, 불가리아 사태 등으로 내부 사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시계가 멈춰버린 꼴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일선 직원들의 동요는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 남양유업 출신 경력 직원들의 이력서가 접수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 당장 회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략은 고사하고 온전한 인사평가 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한앤컴퍼니와 홍 전 회장의 소송이 이어질 경우 그 기간이 길게는 1년이 넘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에 밝은 한 인사는 “내부적으로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거의 없다보니 앞서서 최대주주에게 문제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전무한 실정”이라며 “하루 빨리 회사를 뜨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 전 회장은 현재까지 임직원에 대해서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남양유업 매각 당시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다”며 “저는 오로지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임직원 메일을 보낸 바 있다. 

그의 당시 심경과 달리 최근 남양유업 사태는 오너리스크가 끝까지 회사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교롭게도 유업계는 3년만에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을 위한 눈치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중이다. 시장점유율에서 서울우유나 매일유업에 뒤처지는 남양유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의사결정 속도에 실적이 좌우되는 민감한 시기다. 이미 유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우유소비 감소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상황.

한앤컴퍼니 측은 “하루빨리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되어 지난 2개월간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수립해온 경영개선계획들이 결실을 거둘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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