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업체 배달 수요 폭증자사앱 사용으로 수수료 절감배달대행 계약으로 배달비도 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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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커피·디저트 업계의 배달 수요 증가가 눈에 띄는 가운데 배달 서비스 '딜리버스(Delivers)'를 시범 운영 중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 관심이 쏠린다. 정확한 판매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독특한 매장 운영 구조와 수수료 절감 시스템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한다.

    19일 오전 10시 30분께 스타벅스 배달 운영 매장인 스타벅스 남영동점 앞 오토바이가 멈춰섰다. 스타벅스 매장 파트너는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세개의 쇼핑백을 건넸고, 오토바이는 빠르게 떠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좀처럼 볼 수 없던 모습이지만, 이제 익숙한 풍경이다. 스타벅스가 서울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딜리버스'다.

    재택근무 중 종종 스타벅스를 시킨다는 김세희(28)씨는 "두달 전쯤부터 집에서도 스타벅스 배달이 가능해졌다"며 "배달비도 고정이고 맛이나 품질이 보장돼 따로 고민하지 않고 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배달 서비스 시작 이후 매출은 고공행진 중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1월 첫 배달 매장을 오픈한 이후 올해 6월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배달 시범 운영을 확대했다.

    스타벅스의 상반기 매출은 1조1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늘었다. 스타벅스가 상반기 매출 기준 1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사상 최초다. 

    올 여름 커피·디저트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배달 성과는 가시적이다. 기록적인 폭염과 거리두기가 강화된 것이 주효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지난달 한달간 배달 서비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약 3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디야커피 역시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된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1주간 전국 가맹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 서비스 이용 건수가 전주 대비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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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상권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인 스타벅스의 경우 이 성과가 더욱 가시적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스타벅스만의 독특한 '올 직영' 매장 운영 방식과 배달앱을 거치지 않고 자사앱만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스타벅스 측은 현재 배달앱 제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 서비스가 외식 매장에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되면서, 여러 문제점이 터져나온 바 있다. 배달앱과 배달 대행 수수료 등의 부담이다. 이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비를 가맹점 상황에 맞게 자율로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교촌치킨, bhc치킨, BBQ 등 치킨 3사는 물론이고 미스터피자도 가맹점 상황에 맞게 배달비를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버거킹은 최소주문금액이 매장마다 조금씩 다르고, 이디야커피와 뚜레쥬르 역시 매장마다 최소주문금액, 배달비가 천차만별이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해당 지역의 배달 수수료 등 전국 매장의 상황이 다르고 가맹점주의 성향 차이도 있다보니 배달비 정책을 강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100% 직영 매장이다. 이 때문에 배달대행 업체 '바로고', '부릉'과 일괄 계약을 맺을 수 있었고, 배달비를 '3000원'에 고정하고 있다. 자사앱만을 사용하다보니 배달앱 수수료도 나가지 않는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스타벅스만의 장점이 배달 수익 극대화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한 커피업체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경우 배달앱을 통하지 않고 자사앱으로도 배달을 주문하는 충성도가 굉장히 큰 브랜드"라며 "배달대행 업체와 일괄적으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아무리 대규모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가맹 사업 특성상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스타벅스는 여전히 신중한 반응이다. 지난해 11월 첫 배달 전문 매장을 연 이후 반년을 지켜본 올해 6월에서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시범 운영을 확대했다. 스타벅스 측은 당분간 운영 상황을 지켜본 후 향후 배달 서비스 운영 확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 경험 확대와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테스트 운영중으로 지속적으로 수요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