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41만개 늘어…일자리 양극화 심화보건-공공행정 22만개↑…숙박음식-제조 10만개↓개인기업체 4.4만명 감소…4분기 연속 감소세
  • ▲ 구인정보 게시판.ⓒ연합뉴스
    ▲ 구인정보 게시판.ⓒ연합뉴스
    올해 1분기 임금근로자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만여개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증가 폭은 둔화했다.

    3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는 10만개 가까이 사라졌다. 우리 경제의 중추인 30·40대 일자리도 5만여개 줄었다. 반면 50대 이상 일자리는 41만개쯤 늘었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출범 이후 4년간 80조원 넘게 예산을 투입했지만, 단기 아르바이트성 '관제(官製) 일자리'를 양산하는 데 주력하다 보니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2월 기준) 임금근로자 일자리(이하 일자리)는 1899만7000개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32만1000개(1.7%) 많았다. 지난해 4분기(50만3000명)와 비교하면 36.2%(18만2000명)나 줄었다.

    일자리 증가 폭은 문재인 정부가 혈세를 들여 만든 노인일자리 등으로 2019년 3분기(63만5000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에 접어들었고 코로나19로 고용쇼크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21만1000개) 저점을 찍었다. 이후 정부가 고용유지사업 등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하면서 일자리가 반등했으나 세 분기 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조사시점이 2월인 만큼 공공일자리가 행정상 준비작업 등으로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일자리 증가를 나이별로 살펴보면 40대(1만개)와 50대(11만7000개), 60대 이상(29만2000개)에서 증가했다. 60대 이상 일자리 증가 폭은 40·50대를 합한 것보다도 2.3배 많았다.

    반면 청년일자리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30대는 6만3000개, 20대 이하에선 3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20대 이하 일자리는 지난해 1분기(-5만7000개)에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후 다섯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은 지난해 3분기(-8만6000개)까지 계속 커지다 작년 4분기(-2만3000개) 한풀 꺾이며 둔화했으나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30대 일자리는 2019년 4분기 이후로 여섯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의 올 1분기 일자리는 마이너스(-) 5만3000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2만2000개)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60대 이상은 보건·사회복지(11만4000개), 제조업(3만7000개), 건설업(3만3000개) 등에서 증가했다. 30대는 제조업(-4만5000개), 숙박·음식(-1만개), 사업·임대(-1만개) 등에서 감소했다.

    나이별로 일자리 형태를 보면 신규 일자리는 20대 이하(47.5%)와 60대 이상(34.7%)에서 높은 데 비해 30대(76.4%)와 40대(78.0%)는 지속 일자리 비중이 컸다.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40대는 새 일자리가 쪼그라든 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을 투입하는 단기 아르바이트성 공공일자리가 늘면서 20대 이하 젊은이와 60대 이상 노인이 집중적인 혜택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투입된 중앙부처의 일자리 관련 예산은 2017년 15조9452억원, 2018년 18조181억원, 2019년 21조2374억원, 지난해 25조4998억원으로 4년간 80조7005억원에 달한다. 한 해 평균 20조1751억원꼴이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라며 비판했던 4대강 사업의 4배에 달하는 예산을 쏟아부은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지만, 결과적으로 '관제 일자리'만 늘리며 일자리 양극화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 노인일자리사업.ⓒ연합뉴스
    ▲ 노인일자리사업.ⓒ연합뉴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14만8000개)와 공공행정(7만개)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2만8000개)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7만2000개) 등에선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8년 1분기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음식점·주점업(-6만3000개)과 숙박업(-9000개)에서 모두 감소했다.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전기장비(1만개) 등에서 1년 전보다 일자리가 늘었으나 조선업 포함 기타 운송장비(-1만1000개), 금속가공(-9000개), 의복·모피(-6000개) 등에서 줄었다. 반도체 수출 호황에도 전반적인 생산 부진이 이어지며 2019년 4분기부터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3분기(-8만7000개)와 4분기(-6만6000개)에 이어 둔화하는 모습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10만4000개, 여자가 21만7000개 각각 늘었다. 신규 채용 일자리 비중은 남자 55.1%, 여자 44.9%였다.

    1년 전과 근로자가 같은 '지속 일자리'는 1350만개(71.1%), 퇴·이직으로 근로자가 바뀐 일자리는 285만개(15.0%)였다. 기업체 생성이나 사업 확장에 따른 새 일자리는 264만7000개(13.9%), 기업체 소멸이나 사업 축소로 없어진 일자리는 232만6000개였다.

    조직 형태별로는 정부·비법인 단체에서 제공한 일자리가 12만개, 회사 이외의 법인에서 16만1000개, 회사법인에서 8만5000개 각각 증가했다. 전체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3%로 가장 큰 회사법인은 지난해 3분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일자리가 감소(-5만3000개)한 이후 두 분기 연속 증가했다. 반면 일자리 비중이 두 번째(16.4%)로 높은 개인 기업체는 지난 4분기 일자리가 4만8000개 준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4만4000명 감소했다. 네 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 ▲ 임금근로 일자리 증감 추이.ⓒ통계청
    ▲ 임금근로 일자리 증감 추이.ⓒ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