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들 CES서 韓 기업들과 신경전로봇·모빌리티서 혁신기술 선보여미중 갈등에도 中 기업 1339개 참여
  •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중국 유니트리(UNITREE) 전시관. 로봇개 ‘고투(Go2)’가 두발로 서 묘기를 부리고 있다. 뒤에는 휴머노이드 ‘지원(G1)’이 전시돼있다. ⓒ이가영 기자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중국 유니트리(UNITREE) 전시관. 로봇개 ‘고투(Go2)’가 두발로 서 묘기를 부리고 있다. 뒤에는 휴머노이드 ‘지원(G1)’이 전시돼있다. ⓒ이가영 기자
    “이거 정말 놀랍네요!(This is Amazing!)”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중국 유니트리(UNITREE) 전시관에서 만난 미국인 앤드류씨가 한 말이다. 코로나가 이어지던 2021년을 제외하곤 몇 해 전부터 꾸준히 CES를 방문하고 있다는 그는 올해 유독 중국의 전시관들의 제품이 시선을 끈다고 설명했다. 앤드류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관으로 유니트리를 꼽기도 했다. 

    유니트리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제작사로,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CES 기조연설을 할 때 ‘휴머노이드 파트너’로 소개된 바 있다. 이번 CES에서는 중국 최초의 달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 ‘지원(G1)’과 세계 로봇개 시장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고원(Go1)’, 고원의 인공지능(AI) 탑재버전 ‘고투(Go2)’ 등을 선보였다. 

    기자가 현장을 찾았을 때 고투는 계단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가 하면 전시관을 뛰어다니고, 두발로 서서 묘기를 부리는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였다. 역동적인 동작을 선보일 때마다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휴머노이드 지원은 악수를 하자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유니트리 뿐만이 아니다. 로봇분야에서는 범용 외골격 로봇을 개발하는 ‘유엘에스 로보틱스(URS Robotics)’, 로봇펫을 선보인 협동 로봇 전문 제조사 ‘엘리펀트 로보틱스(Elephant Robotics)’ 등은 외국인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TH’의 플라잉카, TV 등 가전분야에서는 하이센스(Hisense)·TCL·로보락 등이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두 중국기업들이다.
  •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마련된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TH’의 플라잉카.ⓒ이가영 기자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에 마련된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TH’의 플라잉카.ⓒ이가영 기자
    기자가 찾았던 미국 CES 2025 현장에서는 ‘차이나 파워’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올해 CES에 참가한 중국기업은 1339개로 미국(150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1031개가 참가하는 한국보다 30% 많다. 과거에는 저가·카피캣 등 오명을 썼던 중국기업들이 잇따라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과거에는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따라하는데 그쳤지만 현재는 세계 최대·최계 최초와 같은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평가다. 

    CES의 주력 전시관으로 불리는 센트럴 홀에는 중국의 하이센스와 TCL이 대형 부스를 꾸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와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하이센스는 LVCC 홀 밖에 대형 옥외광고를 내거는가 하면, 부스에서 사용하는 공용 와이파이명 조차 ‘하이센스 100인치 TV 글로벌 넘버 1(HISESE 100” TV Global #1)’으로 설정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알리는데 사활을 건 모습을 보였다.
  •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롤 홀에 마련된 중국 TCL의 전시관. 입구에 전시된 대형 로봇 ‘헤이에이미(Hey AiMe)’ⓒ이가영 기자
    ▲ 9일(현지시간)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롤 홀에 마련된 중국 TCL의 전시관. 입구에 전시된 대형 로봇 ‘헤이에이미(Hey AiMe)’ⓒ이가영 기자
    하이센스와 TCL의 전시관은 언뜻 봐서는 국내 가전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거 주력품목이 초대형 TV 정도에 집중돼있었다면 올해는 냉장고와 건조기 등 생활가전과 에너지설루션 등을 선보였는데, 여기에는 AI 기술이 상당수 적용돼있었다. 

    하이센스의 냉장고에는 월별 식사 메뉴 계획을 입력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밀 플래너(Meal planner)’가 탑재돼있었고, 터치스크린으로 영화와 스포츠·음악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덴츠를 즐기는 것도 가능했다. 현장을 찾은 한국인들은 삼성전자의  ‘스크린 가전’과 비슷해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양대 가전사들의 전시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없는 제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 ‘AR 글래스’와 ‘AI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TCL은 대형 AI 로봇인 ‘헤이에이미(Hey AiMe)’를 전시회에서는 처음으로 공개했다. 관람객을 사로 잡기 위해 입구 전면에 배치했고, 한 시간마다 시연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기본형 AI 반려로봇인 ‘에이미(AiMe)’도 일상생활 속 거실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 눈을 깜빡이면서 돌아다녔다. 사용자가 “오늘이 무슨 날이지?”하면 “데이빗의 생일입니다” 등을 대답하고 답변을 TV화면에 띄워주기도 했다. 또 하루 일정에 대해 정리한 뒤 외출 준비를 돕기도 했다. 
  • ▲ CES 2025에 전시된 하이센스의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AI 냉장고. ⓒ
    ▲ CES 2025에 전시된 하이센스의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AI 냉장고. ⓒ
    중국 정보통신(IT) 기업 레노바는 디스플레이가 확장되는 롤러블 노트북을 선보였고,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로보락은 5축 접이식 기계식 로봇 팔을 탑재한 최첨단 로봇청소기를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에는 중국기업이 지난해보다 적게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 훨씬 많아 당황했다”면서 “로봇과 모빌리티 분야에서 놀라운 기술을 가진 중국기업이 많은 것 같다. 반면 한국기업들은 해당분야에선 많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