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1억 규모 현금 등 개인 보유 자산 활용"실적 개선·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자기 동기 부여"이명희 총괄회장, 신세계 지분(10%) 처분계획 아직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전량 매입한다. 지난해 말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선언한 뒤 빠르게 후속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10일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는 내용의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이는 총 2140억8600만원 규모다. 거래는 오는 2월10일부터 3월11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지분 매입이 마무리되면 정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18.56%에서 28.56%로 늘어난다. 정 회장은 이번 지분 매입에 현금 등 개인 보유 자산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 개인 자산을 투입해 이마트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말 정기인사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을 운영 중인 정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회장을 승진시키면서 계열 분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오빠인 정 회장은 그룹 전반을 정유경 회장은 이중에서도 백화점을 경영하는 형태의 분업이 이뤄졌는데 남매가 모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등한 남매경영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 총괄회장은 정 회장을 승진시켰지만 지분 구조는 그대로 뒀었다. 이마트 지분 보유 규모는 정 회장 18.6%, 이 총괄회장 10.0%, 국민연금공단 8.2% 순이었다. 
  • ▲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 회장의 지분 매입은 계열분리가 공식화된 후 첫 번째 주요 지분 정리로 해석된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명확한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 총괄회장이 가졌던 지분 10%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정유경 회장의 향후 지분 매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지만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알려진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주식 18.56%를 보유했다. 이 총괄회장의 신세계 지분율은 10.0%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본업 경쟁력 강화의 성과가 가시화하는 시점에 맞춰 시장에 신세계의 지속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도 봤다.

    지분 증여 대신 훨씬 비용이 많이 드는 매입 방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앞으로 신세계는 유통 강자의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정 회장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빠르게 변하는 유통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만한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