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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 시행 D-1, 규제 리스크에 갇힌 네이버-카카오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사업 우회 진출... 금소법 위반 소지 有
카카오페이, 지난해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 22.7%... 상장 일정 차질
전문가 "금융 혁신 좌초 우려 있어“

김동준, 김성현 기자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입력 2021-09-24 10:32 | 수정 2021-09-24 10:39

▲ 네이버-카카오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시행됨에 따라 ‘혁신’을 앞세워 금융업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의 사업 전개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금소법은 사전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가 금융상품의 판매 및 판매 대리와 중개, 자문 등을 금지하는 조항이다. 그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빅테크 기업은 타 금융사의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플랫폼 내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 같은 행위를 단순 ‘광고 대행’이 아닌 ‘투자 중개 행위’로 판단하면서 관련 사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 금융사업 우회 진출 네이버파이낸셜... 금소법 위반 소지 有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업에 우회 진출한 부분이 금소법 영향권에 놓여 있다. 네이버페이를 통해 서비스 중인 금융상품 광고가 중개 행위로 판단되는지 여부가 중점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금융서비스를 우회적으로 제공해왔다. 2020년 6월 미래에셋그룹과 협업한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 계좌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 대상 대출 서비스도 지속하고 있다. 1금융권은 우리은행, 2금융권은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지정대리인 자격으로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사업자에게 대출을 지원한다. 지정대리인 자격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이 실질적인 대출심사와 모집인을 맡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 부분에서 가입정보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행위도 문제로 삼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마이데이터 사업도 향후 규제 영향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금소법에 위반되는 소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관련 서비스의 중단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당장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서비스는 없다”며 “지금 제공하는 서비스 관련해서는 제도적인 부분이 이미 갖춰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중개업자로 등록하라는 금융위의 요구에 대해 “보험, 투자상품 부문마다 다르고 대출은 이미 모집법인이 있다”며 “지정대리인 대출 서비스 역시 제도적으로 문제가 없고 라이선스를 받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 ⓒ카카오페이

◆ 카카오페이, 지난해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 22.7%... 실적 직격탄

카카오의 경우 제휴를 통해 우회 진출한 네이버와 달리 직접 시장에 뛰어든 만큼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연내 목표로 했던 카카오페이 기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서비스는 물론, 디지털손해보험 서비스 계획 등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실적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자동차 보험 비교 서비스를 중단하고 일부 보험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하는 등 사업 구조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향후 금융서비스 매출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을 높여 실적을 개선하려던 카카오페이의 청사진에 먹구름이 꼈다. 카카오페이의 금융서비스(펀드, 대출, 보험) 매출 비중은 2019년 2.4%에서 2020년 22.7%로 급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금융상품 관련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32%인 695억 원에 달한다.

자연스럽게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던 카카오페이의 계획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오는 29일과 30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카카오페이 측은 “상장 연기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연기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가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로 인해 성장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고 수익률 저하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가치 재평가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또는 자회사를 통해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등 제도적 요건을 준수하며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금융위 발표에 맞춰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을지 적극 검토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문가 “금융 혁신 좌초 우려 있어”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규제에 대해 오정근 한국금융ICT 융합학회장은 금융 혁신이 좌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 융합학회장은 “정치적 프레임이 강하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정책 잘못으로 생긴 피해를 플랫폼 기업 탓으로 돌리려고 하는 프레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얼마 전까지 혁신금융을 장려하다 갑자기 선회한 이유는 정치적 스탠스가 바뀐 것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금융중개업을 허용하다가 느닷없이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비교 서비스를 일절 금지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한마디로 날벼락을 맞은 격”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도입 이후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오 학회장은 “온플법 통과 시 소비자가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 상품으로 손해를 봤을 때 입점 업체와 플랫폼 기업 모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조항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해당 조항으로 인해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금융 혁신이 완전히 좌초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준, 김성현 기자 kimdj@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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