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둔화·지정학 리스크 속 체질 전환 주문SK·LG·한화·HD현대·GS 등 "근원 기술 확보가 생존 조건" 안전·조직 혁신 병행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 재정비
  • ▲ 최태원 SK그룹 회장.ⓒ뉴데일리DB
    ▲ 최태원 SK그룹 회장.ⓒ뉴데일리DB
    2026년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은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기술 패러다임 전환과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올해의 핵심 경영 화두로 던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순한 위기 관리를 넘어 AI를 도구 삼아 산업 지형도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으로 더 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자”고 밝혔다. 

    그는 AI 전환 과정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SK가 잘해왔던 사업의 본질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그 위에 AI라는 혁신을 입히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잘 하는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SK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키워 나가자”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과 경쟁 구도 속에서 과거의 성공 공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제시하며 “핵심 가치를 명확히 할 때 비로소 혁신의 방향성을 세우고 힘을 모을 수 있다”며 “선택한 그곳에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수준까지 파고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 ▲ 구광모 LG그룹 회장.ⓒLG
    ▲ 구광모 LG그룹 회장.ⓒLG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방산과 조선 등 전략 산업에서 한화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장기 성장을 이끌 원천 기술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화는 ‘마스가’로 상징되는 한미 산업 협력을 주도하며 방산·조선 분야의 국가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산업과 사회의 필수 동력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책임과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방산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미래를 좌우할 원천기술을 보유해야 50년, 100년 영속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다”며 “방산, 항공우주, 해양, 에너지, 소재, 금융 등 전 사업영역에서 미래 선도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불확실성이 짙은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기술 경쟁력과 조직 역량을 꼽았다. 그는 위기 대응 방향으로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 ▲두려움 없는 도전 ▲건강한 조직을 제시하며 “기술적 우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고, 그 격차가 순식간에 좁혀졌던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감한 혁신을 통해 품질과 성능,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변화 속도가 기업의 준비를 앞서는 상황을 언급하고 올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는 “변화는 언제나 우리의 준비보다 빠르게 다가온다.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의 구조적 증가와 에너지 전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구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안전사고를 언급하며, 올해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안전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6대 중점 추진 과제 가운데 첫 번째로 작업장 안전 관리 문화 정착을 꼽고 “작업 현장의 안전이 생산·판매·공기·납기·이익보다도 최우선의 가치임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 ▲ 김승연 한화 회장.ⓒ한화
    ▲ 김승연 한화 회장.ⓒ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