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말레이시아·호주 등 전방위 접촉주말 내내 정부 독촉전화… 현지법인 총동원해외도 재고 불안 수급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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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소수 대란에 종합상사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가 산업계 전반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수출입 창구인 종합상사에게 부담이 쏠리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참모회의에서 "(요소수)수급 안정을 위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발 빠르게 대응하라"며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종합상사들을 취재한 결과 지난주부터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각 회사별로 요소수 수급 동향과 수입가능 여부를 조사하는 협조 요청이 들어왔다. 익명을 요구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지난 2일 청와대 TF가 구성된 이후 주말 내내 관련 동향을 묻는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현대코퍼레이션, LX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대기업 계열 종합상사들은 베트남, 말레이시아, 호주 등 현지 법인과 지사를 통해 요소수 구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건설, 철강, 유통 등 요소수 대란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은 대부분 우리 고객들"이라며 "해외 파견 직원까지 동원해 물량 계약을 독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유통기업들의 물류 차량 운행이 어려워진다. 자동차 업계도 디젤차 출고가 미뤄져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레미콘과 건설기계가 멈춰서면 건설 현장도 셧다운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생산국들도 중국발 수출규제로 재고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현지 요소수 값도 50% 이상 올라 무작정 사들이기도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부쩍 오른 해상운임 탓에 실어갈 컨테이너를 구하는 것도 문제다. 이재수 전경련 지역협력팀장은 "중국발 생산차질이 주변국 전체에 퍼지고 있어 당분간 원자재 구하기는 쉽지 않은 과제"라며 "수급 불확실성이 커져 원활한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요소수에 대한 매점매석 행위 금지를 이날부터 고시하고 합동단속반 운영을 시작했다. 환경부는 경유차 요소수 제조·수입·판매 영업행위를 단속하고, 산업부는 요수 수입업자들을 점검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 종합질의에서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 각 부처가 달려들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응급 계획에 따라 수입선 등을 다변화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