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효과 부풀렸다는 검찰 주장 상반된 진술 나와"기업들 도전적 목표 설정… 시너지 예측 정답 없어""전망과 목표 따라 달라질 수 있어"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의견을 내놨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찬성 의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너지 효과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검찰의 주장과 상반대는 진술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27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전 골드만삭스 직원 송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대응하기 위해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했는데 검찰은 송씨가 당시 골드만직원으로서 이에 관여한 인물로 보고 있다.

    공판에 출석한 송모씨는 지난 기일에 이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해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시너지 효과 및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송모씨는 '합병 발표 당시 주식 매수 청구권 문제로 합병자체가 무산될 거이다라는 시각은 없지 않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많았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양사 주가는 지난 2015년 합병 이후 기대감이 반영되며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합병이 그룹의 경영권 승계 이슈를 떠나 양사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합병을 통해 그동안 양사가 각각 운영해 온 건설 부문을 통합해 건설사업 경쟁력 제고와 운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상사 부문의 글로벌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활용해 패션·식음 사업의 외국진출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송모씨는 시너지 효과 예측의 경우 정답이 있다고 볼 수 없고 객관적으로 맞다·틀리다로 접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전망과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2015년 6월 주주자료를 제시하며 삼성측의 전망(2020년 60조원)과 달리 지난해 매출은 30조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변호인은 "시너지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며 회사의 비전으로 달성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며 "합병 시너지로 인한 60조원 역시 달성여부가 확실한 거 아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송모씨는 "기업들은 도전적인 목표 설정하는 경우 많다"며 "시너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추정이 변하면 시너지를 정리하고 계산하는 과정에서 수치가 줄기도 늘기도 한다"며 "전혀 새로운 내용의 시너지 효과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이사회전까지 구체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을 비롯해 전국 대부분의 법원은 이날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하계 휴정기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