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 수출규제 검토 나서화웨이, 해외직접생산품규칙 제재로 작년 매출 30% 급감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기술 수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중국 화웨이를 대상으로 적용한 제재 방식을 러시아에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첨단기술 제품 수출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략 산업에 타격을 가하겠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제재가 확대될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 비디오 게임 콘솔 등의 수출도 금지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 화웨이에 치명적 타격을 입혔던 것과 동일한 '해외직접생산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은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자국 제품의 수출 금지는 물론 제3국에서 이를 이용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출도 압박할 수 있어 적용될 경우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모든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직접생산품규칙에 따른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화웨이 매출은 30% 급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유럽 및 아시아 동맹들과 함께 러시아가 주력 육성 중인 민간 항공, 해운, 하이 테크 분야에 있어 핵심 부품 수출을 차단하는 규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권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강력한 경제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이 달러 거래 금지를 포함한 금융 제재와 수출규제를 동시에 단행하면 러시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무부에서 수출 통제를 담당했던 케빈 울프는 이와 관련해 "만약 목적이 러시아 경제에 혹독하고 압도적인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면, 금융과 수출 제재의 결합 효과는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함께 이란, 쿠바, 시리아, 북한 등에 내린 것과 유사하게 전자제품과 비행기 부품, 통신기기와 소프트웨어 등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고려 중이지만, 미국 기업의 직접적 수출이 많지 않아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