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19개 여전사에 상향 요구카드-다중 채무자, 캐피탈-부동산 대출 위험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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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에도 잠재부실 대비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청했다. 

    배당시즌을 앞둔 금융권에서는 당국이 적립기준은 상향하지 않은 채 금융사 자체적으로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주주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6일 7개 카드사와 12개 캐피탈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화상 간담회를 열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위기 관리 방안과 대응책을 논의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금융 지원 종료와 통화정책 정상화로 어떤 위기가 닥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 위험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며 "이런 인식을 여신전문금융업권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드업계는 다중 채무자, 캐피탈업계는 부동산 대출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이에 앞서 은행권에도 대손 충당금 추가 적립을 당부했고, 은행들은 충당금 적립 규모를 더 높여 금융감독원에 보고하고 있다. 

    충당금은 금융사의 여신 중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부실채권)을 미리 손실로 쌓아두는 금액을 이른다. 충당금이 증가하면 순이익이 그만큼 감소하고 배당 여력도 줄어든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구두 압박에 못이겨 작년 4분기 기준 충당금을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위험업종과 부실차주에 대한 자체 충당금 적립기준을 상향해서 작년 4분기 기준 200억원 가량을 추가 적립할 것이란 계획을 금감원에 최근 보고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의 작년 실적 추정치가 사상 최대로 예상되는 점 역시 충당금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합계는 14조4763억원으로 전년(1조8143억원) 대비 33.9% 늘었다.

    은행권에선 잠재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확대가 이익 구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면서도 배당 여력 축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금리인상과 대출 성장세로 수익 확대 기대감이 커진 은행권에 충당금 확대로 인한 배당 축소 등 주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