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내달 31일 임기 만료文 대통령 내정 아직… 대선 당선인 협의 거칠 듯한은 내부 57.9% 외부출신 선호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뉴데일리 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 종료가 다가오면서 후임 총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의 통화정책도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의 임기는 내달 31일까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4월 취임한 이 총재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 연임에 성공했다. 한은 총재가 연임한 것은 44년 만이다. 한은법은 총재 연임 횟수를 1회로 제한하고 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을 첫 직장으로 시작해 부총재까지 올라선 내부 인사다. 2012년 부총재를 끝으로 퇴직했다가 다시 총재로 복귀할 때까지 한은을 떠난 기간은 2년여에 불과하다. 때문에 임기 동안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임 총재는 내달 중 내정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당선인과 협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문 대통령과 당선인이 이견을 보일 경우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대선 이후 4월14일과 5월26일 연이어 열리는 기준금리 결정회의에 의장을 맡는 한은 총재 없이 진행될 공산도 있다. 통화정책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이승헌 한은 부총재와 윤명식 전 한은 부총재 등 후임으로 거론되는 하마평은 무성하다. 하지만 대선 승리자가 누구냐에 따라 인사폭은 상당히 넓어질 전망이어서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에 참여한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윤석열 캠프에 몸담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외부 인사도 물망에 오른다.

    관가 안팎에서는 후임 총재의 출신 성향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이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정적인 통화정책 유지를 위해서는 '늘공(늘 공무원)'을 내세우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지만,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불리는 민간 전문가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명박 정부는 2010년 김중수 한림대 총장을 한은 총재로 임명했다.

    실제로 한은 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노조원 71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부 인사의 총재 임명을 원한다는 답변이 57.9%에 달했다. 내부 출신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6.4%로 외부 인사 선호 비율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외부 인사를 선호하는 응답자들 중 53.7%는 '경영 측면에서 내부 출신 총재에 실망이 크다'고 답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야 후보들이 금융·통화 당국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상당폭 변화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통화정책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인선에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