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4주 최고가 27조7천억→10일 19조9천억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개선 불구 시장 반응은 밋밋온실가스 부담 가동률 70% 그쳐… 규모 작은 경쟁사 2조대 영업익 대비 수익성 떨어져
  •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흑자전환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뚜렷한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조754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2조1467억원 손실에서 501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은 35.58% 증가한 46조8429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52주 최고가 27조7400억원에서 19조9300억원으로 30% 빠진 7조8200억원이 증발했다. 

    지난달 중순 27만원대까지 올랐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실적 발표 전날인 지난달 27일 21만원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20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 10일 종가는 전일대비 2.78% 빠진 20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온실가스 등 친환경부문 목표 달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낮은 공장 가동률(70% 이하)로 이어졌고 규모가 작은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정유 본업과 배터리 성장이 매력적이기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으나, 윤활유와 화학 부문의 실적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는 낮췄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13조7000억원, 474억원을 기록해 시장 컨센서스(6893억원)을 밑돌았다. 일회성 비용 약 3100억원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회성 비용은 자사주 지급 1700억원, 유류세 800억원, 배터리·소재 부문 초기 비용 600억원 등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배터리 부문에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지만, 올해 안에 흑자전환을 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배터리 부문(SK온)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3조398억원으로 2020년보다 약 90%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6831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해외 공장 투자 영향으로 30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그럼에도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을 맞이하겠지만, 재평가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현재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제도를 개편할 경우 배터리 자회사 할인이 축소되면서 지분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유 부문은 등·경유와 항공유 중심의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한적인 공급 증가와 낮은 재고 영향으로 정제 마진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배터리는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감소 효과가 나타나면서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회성 비용을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그는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개선될 여지가 많다"며 "특히 본업인 정유업이 실적 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라 CDU 가동률이 올해 1분기부터 85%까지 상향될 것"이라며 "SK에너지 중심의 실적 개선 추이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