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LG엔솔, 4조 SK온, 2조 삼성SDI 투자 미국이 기회… 2030년 신차 중 절반이 친환경차K배터리 미국내 생산설비 10.3%→2025년 70% 확대
  •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기차 시장은 118%나 고성장했다.

    중국이 176%로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미국도 101%로 고성장세로 전환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함께 환경 변화가 뚜렷하다.친환경차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오는 2030년 신차 중 친환경차(ZEV) 비중을 50%로 높여 잡았다"며 "2026년 이후 신차에 대한 연비, 온실가스, 질소산화물 규제를 신설해 친환경차 생산 확대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K배터리는 미국 시장에 올해 과감한 행보를 예고했다. 앞다퉈 공격적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며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각각 6조원, 4조원을 배터리 증설에 투자한다. 삼성SDI는 수익성 중심 전략을 우선하겠지만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는 데 대응해 2조원 안팎을 투자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8조2000억원 대비 4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5년까지 미국 내 건설 예정인 13개 대규모 배터리 생산설비 중 11개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 관련 설비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내 가동 중인 국내기업의 배터리 설비는 미국 전체 생산 설비의 10.3%수준이다.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한국 배터리기업들의 ‘합종연횡’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2025년까지 70% 수준으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3사 가운데 투자 규모가 가장 큰 배터리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올해 설비투자비(CAPEX)로 6조3000억원을 계획했다. 2020년 3조원, 2021년 4조원 등에 비해 투자 규모가 더 커졌다.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마치며 10조원 가량의 실탄도 확보했다. 특히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만큼 조만간 새로운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1위 자동차 기업 GM과 3조원을 들여 현지 배터리 제 3공장을 짓기로 전격 결정했다. 향후 연평균 50%가 넘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말 155GWh에서 올해 말 205GWh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증권가는 봤다.

    후발주자 격인 SK온도 공격적 투자에 나선다. 올 한 해 4조원 정도를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사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1일 SK온을 분사했다. 당분간 기업공개(IPO) 계획은 없다고 했다. 

    올해 말까지의 생산능력 계획을 60GWh에서 77GWh로 높여 잡았다. 지난해 말 생산능력이 40GWh인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셈이다. 미국 조지아 제1공장(9.8GWh 규모)과 헝가리 제2공장(9.8GWh)이 1분기 중 양산에 돌입하며 중국 등에서의 증설도 진행된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삼성SDI는 다소 소극적인 행보가 점쳐진다.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최윤호 대표는 취임사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양적 경쟁을 지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국내와 중국, 헝가리에 있는 배터리 공장의 생산능력은 40GWh 초중반대로 알려졌으며 올해 말까지 50GWh 초중반까지 증설이 이뤄질 것이라고 증권가는 추정했다. 투자 규모는 2020년 1조 5700억원, 2021년 1조 7000억원 등이 집행된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2조원 안팎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산 연구원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도 전기차 시장은 중국 주도로 크게 성장했고 미국도 고성장세를 본격화했을 뿐 아니라 유럽도 전기차 침투율이 13%에 달했다”며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2019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미국 등에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