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3년 내 1000억원 매출 달성 목표하림 vs 동원, 본격 성과내기 정면승부각 사 올해도 공격적 확장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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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원그룹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동원F&B와 하림펫푸드가 본격적으로 맞붙는다. 수입 브랜드의 강세 속에서 조용히 'K-펫푸드' 시장을 만들고 있던 두 업체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23일 글로벌시장 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소비자가 기준, 개·고양이) 시장은 2020년 말 기준 1조2650억원 규모로 전년보다 7% 가량 성장했다.

    국내 펫푸드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그동안 네슬레, 마즈 등 수입 브랜드의 강세 속에서 국내 업체들은 빛을 보기 힘들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aT FIS)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견 사료와 반려묘 사료를 합한 사료용 조제품의 총 수입액은 2억7073만달러(한화 약 3042억원)로 전년(2억4202만달러) 대비 11.9%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꾸준히 'K-펫푸드' 카테고리를 키워왔다. 대표적으로 동원F&B는 지난 2014년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하며 펫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2017년 하림의 김홍국 회장은 대대적인 투자로 '더리얼' 브랜드를 내세운 '하림펫푸드'를 설립해 시장에 진출했다.

    두 브랜드는 시장의 성장성을 반영해 초기 매출 목표를 세웠지만 수입 브랜드의 벽은 예상보다 높았다. 적자를 면치 못했고, CJ제일제당 등이 시장에서 철수하는 동안 동원과 하림은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지난 2019년 김재옥 동원F&B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 성장성을 보고 창원공장에 연간 1000만개 펫푸드 파우치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증설했다. 약 30억원 매출을 올리던 사업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하림은 자금수혈로 하림펫푸드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 하림펫푸드의 지분 100%를 보유중인 모회사 제일사료는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하림펫푸드에게 40억원을 빌려주는가 하면, 작년 6월엔 주주배정 증자 방식으로 180억원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다. 그래도 2019년까지 하림펫푸드의 누적적자는 181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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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이 가운데 최근 두 곳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동원의 뉴트리플랜 반려묘용 습식캔이 국내외에서 연간 4000만 개 이상 판매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반려묘용 습식캔 매출액도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2017년 30억원대, 2018년 약 80억원이던 펫푸드 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300억원대로 급증했다. 동원은 올 상반기 반려견용 습식캔 생산 설비를 증설해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펫푸드 부문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림 역시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23억원, 2019년 103억원, 2020년 198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0% 이상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은 최근 일본 수출 등 시장 확대에도 나섰다. 지난달 30일부터 '더리얼' 제품의 수출을 위한 선적작업을 진행했다. 일본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를 기반으로 한 수출을 확장할 예정이다. 하림은 올해 반려묘 습식사료 등 제품 다양화에 나선다.

    두 브랜드의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국내 K-펫푸드 강자는 누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동원이 3년내 목표로 하는 1000억원의 벽을 어느 곳이 먼저 깰지도 미지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펫푸드 시장의 국내 브랜드 우위는 아직 충분히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조성되는 초기이기 때문에 어느 곳이든 1위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