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사재기 등 불안심리 확산"필요하면 조치 취하겠다"… 외환당국 '구두개입'시중은행 달러 보유 확대… 전월 잔액 580억 달러
  • ▲ 원달러 환율이 1227.1원으로 마감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이 1227.1원으로 마감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위기로 격화화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달러 사재기 등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있어 외환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7일 "최근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역외 투기적 움직임이나 역내 시장참가자들의 과도한 불안 심리가 있는지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국내 주요 외환수급 주체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27.6원까지 치솟았다. 전 거래일 보다 10.2원 오른 금액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0년 6월1일(1232원) 이후 1년9개월만 최고치다. 종가는 1227.1원으로 마감했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간접개입과 직접개입으로 나뉘는데 이날 구두개입은 간접개입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그동안 원달러 환율은 1210원을 상단 저항선으로 인식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일 저항선을 넘어섰고 곧바로 급등세로 이어지자 개입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220원 대에서 당국 개입 물량으로 환율 상승세가 제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환전 현장에서는 네고 물량이 물러나는 형국이라 개입 효과도 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업체들은 지난 4일 대규모 네고 물량을 쏟아냈지만,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자 래깅(Lagging)에 돌입한 양상이다.

    시중은행들도 달러 보유 확대에 동참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 예금 잔액은 580억4000만달러로 전월대비 24억3200만달러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말 607억1000만달러 이후 2달 연속 감소하다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210원 저항선이 지난주 금요일 돌파되면서 단기 고점을 탐색하는 역내외 롱플레이가 환율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기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면서 원화 약세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당국이 개입에 나섰지만 우크라 사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틀어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수요 결제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서 상승세를 제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