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중심 분사, 조직 효율성·기업가치 제고 목적KT 클라우드 법인 신설 구성원 반발KT 알파 AI·DX 분야 120명 물적분할소통 부족 '일방통행' 구조조정 우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KT가 지주형 회사 전환을 위한 신사업 분사와 자회사 물적분할을 단행한 가운데, 해당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소통이 부재한 구조조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1일부로 KT 클라우드 법인을 신설하고, KT 알파 AI·DX 사업 부문 물적분할에 나섰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서 ‘지주형 회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KT가 신사업 부문을 분리하며 추구하는 ‘지주형 회사’란 자회사 사업 활동 지배를 사업의 주목적으로 한다는 의미다. KT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해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지주회사로 전환은 어렵지만, 지주회사와 같은 구조를 갖추겠다는 취지다.

    증권업계에서는 지주형 회사 전환이 조직 효율성 측면과 기업가치를 제고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KT가 신사업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기업구조를 바꾸고 사실상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KT의 조직 개편은 구 대표의 주주총회서 언급하기 전부터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자회사 KT 파워텔을 매각한 데 이어 콘텐츠 전문 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며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을 결집했다. 지난해 7월에는 디지털 커머스 사업 재편을 위해 계열사 KTH와 KT 엠하우스의 합병법인 KT 알파가 출범했다.

    KT의 신사업 분할 및 조직 개편은 클라우드 분사와 자회사 물적분할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직원들은 소통의 부재를 문제 삼으며, 실질적인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신설법인 설립에 앞서 분사 결정에 따른 근무환경과 처우 변화를 설명하기 위한 직원 설명회를 개최했다. KT 클라우드로 이동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기본급 지급, 개인 역량 수당 신설, 스톡옵션 지급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사 대상 직원들은 블라인드 등 커뮤니티를 통해 신설법인 이동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KT 알파의 물적분할도 비슷한 사례다. KT 알파는 콘텐츠, 커머스, AI·DX 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으며, 이사회를 통해 AI·DX 부문을 물적분할한 ‘알파DX솔루션(가칭)’을 신설하기로 결의했다. 7월 예고된 임시 주주총회서 분할이 확정되면 KT 알파 직원 중 120여명이 알파DX솔루션으로 이동하게 된다.

    KT 알파 노조는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사업 재편에 대해 비판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김진복 KT 알파 노조위원장은 “자회사 설립에 대한 명분도 없고 생존권을 위협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는 충분히 설명을 진행하지 않았고, 일방적 결정으로 상호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KT 알파 측은 사전에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설명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KT 알파 관계자는 “노조에서는 분할에 대해 불안감이 있어서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며 “자회사 분할 이후 KT DS와 합친다는 식의 그룹 내 재편도 현재로서 구체적 계획이 있지는 않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지주형 회사 전환은 도움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불안을 해소하고 충분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통신 비즈니스 모델이 이전과 같은 엔드투엔드 방식이 아니라 비용 효율성으로 인해 요소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 체계를 만들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전환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에게 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보상 조치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